주요 대기업 채용 확대에도 청년실업 여전 왜?… 사무직 등 눈높이 맞는 직종 적어

입력 2010-08-16 17:59

경기회복세에 따라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전체 고용지표도 호전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20대 실업률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되는 기색이 없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원하는 직종이 아니라면 대기업의 채용 확대도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포스코는 16일 출자사들을 포함,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1000명을 추가 채용한다고 밝혔다. 포스코 측은 “투자 확대 및 설비 신·증설, 인수합병(M&A)을 통한 출자사 증가 등으로 신규 채용 인원을 연초 계획(2500명)보다 많은 3500명으로 확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것이다. 추가 채용 인원은 신규 투자사업과 해외 프로젝트 및 연구개발(R&D) 분야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당초 계획(4000명)보다 500명 늘어난 4500명을 뽑을 예정이다. 또 고졸과 전문대졸 신입 및 경력사원까지 포함하면 올해 채용 규모는 총 2만2000명이 된다. 지난해(1만6700명)보다 30% 이상 늘었다. 올해 1만명가량을 채용하려던 LG그룹은 상반기 1만명을 채용한 만큼 하반기 5000명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올 들어 전체 취업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은 7월 취업자가 2430만1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47만3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년(15∼29세) 취업자 수는 전혀 딴판이다. 지난 2월(-0.4%)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청년 취업자 수도 407만2000명으로 지난해 7월에 비해 1만8000명 줄었다. 특히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20∼24세 연령대의 실업률은 9.8%로 지난해 7월보다 0.3% 포인트 올라갔고, 25∼29세 경우도 7.2%에서 7.4%로 늘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학 하계 졸업시즌이 다가오면서 20대의 취업 여건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기업들이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는다면 당분간 청년실업 문제 해결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철선 연구위원은 “대기업들의 채용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술직이나 연구개발 쪽은 대다수 취업 희망자들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기 어렵다”며 “현실적으로 사무직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기업만 채용을 늘린다고 청년실업이 해소되기는 어려운 만큼 중소기업이 청년층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하고, 청년들도 대기업만 고집하기보다 중소기업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