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 상생경영 지켜보겠다

입력 2010-08-16 17:47

삼성전자가 최대 1조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펀드를 조성하는 등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을 어제 발표했다.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강화하고, 그동안 상생 활동이 1차 협력사 위주였던 점을 감안해 2·3차 협력사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협력업체들이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요 원자재를 직접 구매해 협력사에 제공하는 ‘

사급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LG그룹이 7400억원 규모 상생펀드를 포함한 ‘중소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5대 전략과제’를 발표했고, 현대기아차그룹과 포스코 등도 수익 공유와 자금 지원 등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이처럼 상생협력에 나서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비록 경제성장 혜택을 대기업이 독점한다는 세간의 비난과,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 높은 주문에 따른 측면이 있지만 제시된 실천방안이 비교적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결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이 같은 움직임을 “늘 해온 대기업의 립서비스”라며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참여정부를 비롯한 역대 정부마다 비슷한 주문과 약속이 있었지만 곧 흐지부지되고 바뀐 것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어떤 대책이든 의미를 가지려면 실효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기업들이 내놓고 있는 상생협력 방안도 실제로 상생의 효과를 발휘할 때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협력업체들을 성장의 파트너로 확실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경제의 미래는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달렸다. 삼성전자 박종서 상생협력센터장은 “이번에 수립된 7대 실천방안이 중소기업과 진정한 상생으로 가는 해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실현되기를 국민과 함께 기대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새로운 상생의 기업문화와 경제구조가 만들어지고 정착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