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00년만에 소매은행 출현… 메트로뱅크 개점 수시입출금식 예금 이자율은 낮아

입력 2010-08-16 21:17


“고객님의 견공도 환영해요.”

글로벌 금융허브 1번지 영국에서 금융위기로 기존 은행이 흔들리는 틈새를 노리며 1세기 만에 소매은행이 등장했다. 이달 초 런던 홀번 지역에 첫 지점을 낸 ‘메트로뱅크’가 그것이다. 영국에서 소비자 대상 상업은행이 출현한 건 100여년 만이다. 메트로뱅크는 수개월 내 2호점 개점을 비롯해 10년 내에 런던에 250개 지점을 연다는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앤소니 톰슨 회장이 미국의 금융거부 버넌 힐과 손잡고 창업한 메트로뱅크가 전통 강자들과 승부를 벌이기 위해 내민 무기는 차별화된 서비스다. 고객이 데리고 온 개에게도 음료와 비스킷을 제공하는 귀족 서비스는 물론 계좌개설 절차 간소화, 휴일 없는 주 7일 영업, 은행입출금 신용카드 초스피드 발급 등 ‘언제나 고객과 함께하는 빠른 서비스’가 강점이다. 이는 정통 영국 소매금융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메트로뱅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공동 창업자 힐이 1973년 미국에서 설립한 커머스 은행을 모델로 했다.

메트로뱅크가 전통 메이저인 HSBC, 스코틀랜드왕립은행, 로이드은행 등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금융위기 이후 구제금융을 받은 기존 은행들의 신뢰도가 추락했다고는 하나 이들은 여전히 시장의 메이저 플레이어이다. 또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버진 머니’라는 소매은행을 준비 중이어서 신생사들과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유통업체 테스코도 소매금융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메트로뱅크가 제공하는 금융상품 자체 경쟁력 때문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메트로뱅크의 수시 입출금식 예금 이자는 0.5%로 업계 평균의 2.8%보다 크게 낮다. 3년 정기적금 이자도 연 3.0%로 시장 평균인 4.3%보다 낮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