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경선 교수팀, 성체줄기세포 노화 메커니즘 첫 규명

입력 2010-08-16 19:03


질병 치료용 성체줄기세포의 기능을 극대화하고, 노화까지 억제할 수 있는 길을 국내 과학자가 개척했다.

서울대 수의대 강경선(사진) 교수팀이 성체줄기세포의 노화가 유전자 자체의 결함보다는 주변 인자(후성 유전자)의 조절 메커니즘의 혼란으로 촉진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강 교수팀은 성체줄기세포가 왜 배아줄기세포보다 빨리 늙어 치료용 또는 실험용으로 못쓰게 되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시험관 내 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그동안 조기 노화의 원인으로 꼽힌 염색체(유전체) 자체의 이상에 앞서 유전자 주변의 ‘폴리콤브(polycomb)’ 및 ‘JMJD3’란 단백질에 문제가 먼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 ‘HMGA2’란 유전자와, 이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마이크로RNA’ 3개가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마이크로RNA’는 세포 속에서 특정 유전자가 과도하게 또는 부족하게 활동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이 마이크로RNA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노화가 촉진될 뿐 아니라 당뇨나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리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교수팀은 앞으로 이들 후성 유전자와 노화 관련 특이 유전자 HMGA2, 마이크로RNA의 역할을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할 계획이다. 강 교수는 “이 연구가 완성되면 각종 질병 치료용으로 쓰이는 성체줄기세포의 효율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고, 노화 치료제 개발의 길도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세포 및 분자 생명과학(Cellular and Molecular Life Science)’ 4월호 및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