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통일 대담 "이제는 통일 위해 교회가 올인할 때"

입력 2010-08-16 16:41


“이제는 통일 후 대비에 온 한국 교회가 ‘올인’할 때입니다.”(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아이티 구호 때처럼 북한 지원도 연합, 협력합시다.”(손인웅 덕수교회 목사) “통일 후 혼란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면 상대의 처지와 가치관을 인정하는 성숙함을 기독교인들부터 가져야 합니다.”(박종화 경동교회 목사)

15일 국내외 100만 기독교인을 하나로 묶었던 ‘한국교회 8·15 대성회’가 이번에는 남북을 하나로 묶기 위한 논의를 펼쳤다. 16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는 대성회 통일 분과 행사 ‘통일포럼’이 진행됐으며 이 중 이영훈 손인웅 박종화 목사가 가진 대담에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구세군 사관학교 황선엽 총장 사회 아래 대담자들은 통일과 그 후 사회 통합을 위해 한국 교회가 할 일을 논의했다. 먼저 대담자들은 현 시점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의 역할이 크다는 점에 동의했다. 박 목사는 “독일 통일 때와 비교하면 아직 남북관 교류와 대북 지원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지역 의료원, 고아원, 탁아소 등과 한국 교회가 결연해 물자를 지원하는 등의 구체적이고 내실 있는 지원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 목사는 “남북간 대화가 단절되니 오해가 깊어지고 관계가 경색된다”면서 대북 교류와 인도적 지원 허용을 정부에 촉구했다.

또한 통일 후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자는 데도 뜻을 같이 했다. 이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통일 후 북한 지원과 선교를 위해 매년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고 밝히며 “한국 교회 전체가 준비에 나서자”고 권했다. 손 목사는 아이티 구호 때의 연합 사례를 모델로 삼아 북한 선교와 지원도 모든 기관이 협력해 준비, 중복을 막자고 제안했다. 박 목사는 “퉁일 후에도 상당 기간 이질성이 존재할 것인 만큼 북쪽의 사회체제와 사고방식을 다양성의 측면에서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을 위해 한국 교회가 해야 할 구체적 일들도 제시됐다. 특히 이 목사는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와 그 다음해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통일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준비”라면서 “한국을 방문할 수천 명의 기독교인을 판문점과 개성으로 인솔해 가 분단의 아픔을 소개, 전 세계가 통일에 대한 압력을 가하게 하는 것이 통일을 위한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담은 이날 통일포럼 지역 행사가 열린 대전 새로남교회, 춘천 평화감리교회, 청주 주님의교회, 전주 바울교회에도 녹화 중계로 전달됐다.

대담에 앞서 오전에 열린 평화통일 특강에서는 허문영 평화한국 상임대표(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가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생활 70년 만에 해방된 상징성을 생각하면 기독교인들은 한반도 분단 70년을 넘기지 않도록 기도하고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북한의 현실과 남북 관계, 북한 선교에 관한 10가지 주제의 워크샵이 연세대 종합관 강의실 10곳에서 각각 진행됐다.

한편 이날 오후 8시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는 ‘한국교회 8·15 대성회’ 문화 분과 행사로 ‘금난새와 함께하는 평화 음악회’가 열렸다. 금난새의 지휘 아래 유라시안필이 연주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파니 마리 드강과 피아니스트 니콜라스 브랑기에가 협연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