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순위경쟁 대혼전… 주말마다 선두가 바뀐다

입력 2010-08-16 18:43


남아공월드컵 이후 프로축구 K리그 순위가 선두권들의 물고 물리는 다툼 속에 1위 팀이 거의 매주 바뀌고 있다.



또 하위권 팀 역시 6강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시즌 마지막까지 혼전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 FC는 14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17라운드 경기에서 전북 현대를 3대 2로 꺾고 승점 34점을 기록, 101일 만에 선두로 복귀했다.

전날까지 3위를 달리고 있던 경남은 골 득실차에서 뒤지며 2위를 달리고 있던 전북을 잡고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전날까지 31점으로 승점이 같았으나 골 득실차로 1위를 유지했던 제주 유나이티드는 전남 드래곤즈에 2대 4로 덜미 잡히며 2위로 내려앉았다.

이로써 남아공월드컵이 끝나고 K리그 첫 경기가 치러진 지난달 10일 이후 1위를 기록한 팀은 3팀으로 늘었다.

남아공월드컵 전 1위를 차지했던 울산 현대는 K리그가 재개된 후 선두로 출발했으나 잇따른 부진으로 6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선두권을 형성했던 제주, FC 서울, 경남이 그 자리를 돌아가며 차지했다. 거의 매주 1위 타이틀의 주인이 바뀐 셈이다.

상위권 사이에서 선두 다툼이 치열한 것은 K리그 팀들 간 전력이 평준화되면서 승점 차가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 데 주원인이 있다. 16일 기준으로 1위인 경남과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6위까지 승점 차는 6점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달 10일 기준 1위였던 울산과 전북의 승점 차가 5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 간 전력 차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셈이다.

상위 6개 팀들 간 승점 차는 이보다 더 적어 매주 경기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처럼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러봐야 1위 팀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이 밖에 꼴찌로 추락했던 수원이 윤성효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힌 후 정규리그에서 4승 1무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8위로 올라서 6강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승점 20점으로 6위 울산과는 8점의 차이가 있지만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6강 체제를 흔들 수 있을 전망이다. 설기현의 연속 골로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가는 포항 스틸러스도 다크호스다.

이러한 혼전 양상은 시즌 막판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K리그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유럽이나 J리그처럼 2부 리그가 정착되지 않아 하부 리그로의 강등제가 없는 상황에서 순위 다툼은 그 자체로 흥행에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