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史 전례없는 연합…이제는 다함께 기도하자"

입력 2010-08-15 20:47


월드컵 때마다 ‘대~한민국’의 응원소리가 울리고, 때로 촛불과 함께 여러 가지 주장이 외쳐졌던 서울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일대에 이번에는 ‘주여’라는 외침과 통성기도가 넘쳐흘렀다. 15일 열린 ‘한국교회 8·15 대성회’ 주 행사에서는 한국 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대한 소망, 이제는 다 함께 기도해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모든 순서를 통해 드러났다.

다문화 가족들의 공연과 최치우 찬양밴드의 찬양, 북한 민속 예술 공연단과 타악연주팀 ‘예끼’ 등의 문화 공연들이 펼쳐진 ‘열망’ 순서 후 기수단 입장으로 대성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성회를 공동으로 주관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비롯해 소속 교단들, 교계 연합기관, 청소년 여성 언론 문화 단체들, 그리고 해외 성회가 열리는 국가 깃발 등이 줄지어 들어왔다. 이번 성회가 한국 교회사에 전례가 없는 ‘연합과 일치’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는 퍼포먼스였다.

올해로 만 100세를 맞은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가 목회자 평신도 청년 여성 어린이 대표와 함께 북을 두드리는 것으로 시작된 ‘감사·회복’ 순서는 대성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광선 한기총 대표회장은 “오늘 성령의 도움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의 희망임을 널리 선포합니다!”라고 외쳤다. 이어 전병호 NCCK 회장은 “민족의 위기마다 하나로 뭉쳐 함께 기도해 온 한국교회가 이제 민족복음화와 세계 선교, 지구 공동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한국 교계가 보인 분열의 역사에 대해 참회하는 순서자가 많았다. 고훈 안산제일교회 목사는 축시를 통해 각 교단들이 분열사를 설명하며 “이토록 한국교회의 총체적 분열 속에 아직 하나 되지 못한 우리들의 죄를 용서하십시오”라고 기도했다. 이정익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증경총회장은 대성회를 “한기총과 NCCK가 한 마음으로 개최한 역사적인 대성회”라고 의의를 부여하며 “여기서부터 희망이 시작되고,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희망’ 순서에서는 4명의 목회자들이 연달아 말씀을 선포했다. 가장 먼저 1945년생 ‘해방둥이’이동원 지구촌교회 목사가 “광복은 수많은 애국전사의 헌신, 민초들의 눈물로 드린 기도를 굽어보신 하나님의 선물이었고 광복 후 한국을 세계적 선교대국, 경제대국으로 우뚝 세우신 것은 정녕 하나님의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다만 그 이후 어떤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이상이 없었기에 한국 사회와 교회는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 ‘성서 한국’, ‘통일 한국’, ‘선교 한국’이라는 비전을 위해 기도하자”고 역설했다.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도 “한국교회가 개교회주의, 교파주의, 이기주의, 황금만능주의, 성장제일주의에 빠져 작은 자, 약한 자를 돌보지 못한 것을 회개하자”고 호소했다. 김학중 꿈의교회 목사는 “한 달여 전 월드컵을 응원하며 이 곳을 비롯한 전국에 붉은 물결이 일었던 것처럼 오늘 우리가 하나 돼 기도할 때 온 나라에 예수 그리스도의 붉은 보혈이 차고 넘칠 줄 믿는다”고 강조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도 “한국교회가 다시 하나 되고 일어나 민족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희망의 푯대가 되며 이 민족이 세계를 향해 다시 한 번 웅비하게 하는 활주로가 되자”고 외쳤다.

찬양 순서 역시 연합과 일치를 향한 교계의 염원을 보여줬다. 청년 1만 명, 장년 1만 명, 목사·장로 3000명이 교파와 지역을 초월해 연합 성가대를 구성, 한 목소리로 찬양했다.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