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교회 대표, 양국 사회 화해 실현위해 노력 다짐
입력 2010-08-15 20:44
일본 대표는 일제 식민지 시대 과오에 대해 한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 한국 대표들은 이들을 용서하고 끌어안았다. 이날만 같다면 한국과 일본 사이의 오랜 앙금은 벌써 사라졌을 것이다. 15일 ‘한국교회 8·15 대성회’에서 한일 교회 대표들은 이 화해가 양국 사회 전체에서 다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대성회의 말씀과 기도의 열기가 한창 고조된 오후 5시쯤, 행사의 중심인 ‘일치·화해’ 순서에 한 노인이 올라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씨였다. 김씨는 “아직까지 일본에서 (위안부에 대한 사죄와 배상에 있어) 제대로 해결이 안 나고 있는데, 여러분이 힘을 모아 하루라도 빨리 해결이 나도록 하나님께 빌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어서 일본 교회 대표 9명이 단상에 올랐다.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총무대행 우에다 히로코 목사는 지난 1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함께 발표한 성명서에 일본의 교회가 식민지 시대에 하나님의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데 대한 사죄를 담았다고 설명하며 “NCCJ가 한국인을 위해 피해 보상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아라가와 마사오 일본복음동맹 사회위원장도 “일본이 100년 전에 한일병합을 통해 말로써 다할 수 없는 고난을 이 나라에 강요한 일”, “한국에 신사를 세우고 참배를 강요한 것”, “전후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 정책 철폐에 노력하지 못한 것” 등에 대해 “주님의 이름으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서 “한반도 분단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통감하며 남북통일을 위해 일본 기독교인들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주요 교단 대표들이 단상으로 나와 일본교회 대표들과 악수하고 서로 끌어안았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상임회장 양병희 목사가 “용서하기 어렵지만 예수님의 이름이 있기 때문에 용서할 수 있고 축복하고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아멘!”이라고 화답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여자 어린이들이 서로에게 쓴 용서와 화해의 편지를 교환하는 순서가 이어졌으며 사회자는 참석자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서명지를 작성해 주최측에 내 달라”고 당부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