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두드린다”… 김태호 후보자측 ‘조현오 파장’에 긴장
입력 2010-08-15 18:14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부적절한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면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측이 긴장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2002년 경남 거창군수로 시작해 10년 가까이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축사와 특별강연 등을 하는 와중에 혹시 모를 ‘말실수’가 있었는지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오는 23∼24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공격적인 청문회를 예고했다. 무혐의로 결론난 ‘박연차 게이트’ 뇌물 수수 의혹 외에는 특별히 도덕성 면에서 흠 잡힐 데가 없고, 위장전입 등 청문회 단골 메뉴도 김 후보자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안상근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은 15일 “청문회 준비가 큰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경남지사 시절 검증이 이미 이뤄졌기 때문에 김 후보자가 눈치 보지 않고 원칙과 소신에 따라 당당하게 청문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 준비단이 보다 심혈을 기울여 대비하는 것은 논란이 예상되는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이다. ‘좌파정권 10년’ 등 다소 과격했던 김 후보자의 발언을 토대로 야당에서 김 후보자의 대북 및 노동관 등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의 언행이 ‘그때그때 다르다’는 야당의 비판도 예상된다. 2009년 6월 잇따라 대북 강경 발언을 했지만, 2007년 4월 경남도민 대표단을 이끌고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측 민항기를 이용해 평양을 방문하는 등 참여정부 시절에는 다른 언행을 보였다.
청문회 준비단은 이에 대한 예상 답변서를 준비해놓고 있지만 이외에 알려지지 않은 폭탄성 발언이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후보자는 경남지사 시절 대학 특강 등 강연 요청에 적극 임했고, 스타일도 원고 없이 즉석연설을 즐겨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경북 달성보 기공식에서 원고 없이 “함안분들, 창녕분들이 서로 (홍수가 나면) 저쪽 둑이 무너지길 바란다”며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역설, 동석했던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5년 3월 경남 거제시 시민자치대학 특강 과정에서는 거제시가 공무원과 주민들을 강제 동원하려던 사실이 밝혀져 책임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준비단 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록 및 강연 원고 등을 입수해 검토하고 있지만 조 후보자와 같은 문제성 발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