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정계복귀 선언… 성공할까

입력 2010-08-15 18:34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15일 2년여 춘천 생활을 정리하고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 당권 경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는 강원도 춘천 동내면의 거처로 기자들을 불러 칩거생활을 정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구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우선으로 하는 정치, 책임 있는 진보정치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고 양극화가 심해져 마음이 아팠다”며 “어려운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을 붙잡아주고 일으켜 세워주는 게 정치의 본령”이라고 강조했다. 또 “보수주의의 오류와 횡포를 경험하면서 최근 우리 사회는 진보주의가 빠른 속도로 재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기존의 고정된 개념의 진보만으로는 오히려 한국적 현실 속에서는 엉터리 보수만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보의 가치 논쟁보다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담대한 진보론’을 내걸고 당권 도전에 나선 정동영 상임고문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대표는 그러면서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제시했다. 그는 “세종대왕은 말로만이 아닌 백성들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한글을 만들고 과학을 발전시켰다”며 “이 같은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치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인 당권 도전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오후 서울로 돌아온 이상 발 빠른 행보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손 전 대표는 민주당 대의원을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불편했던 친노 진영과의 관계도 6·2 지방선거를 통해 상당 부분 복원하는 등 칩거기간에 외연 확대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간담회에는 친노계 대표 주자인 이광재 강원지사가 참석해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때를 맞춰 정장선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내 손학규계 의원 12명은 전당대회 규칙을 놓고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 측은 비주류 측이 주장하는 순수 집단 지도체제가 아닌 기존 단일성 지도체제를 선호한다. 또 한나라당처럼 여론조사 방식을 가미하는 경선 도입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최재성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당수 당권 주자들이 당선을 염두에 두고 지역에서 활동한 경력이 전혀 없는 인사 등 결격·무자격자를 대거 지역위원장에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경 조직강화특별위원장은 이와 관련, “지역위원장 교체 범위를 최소화하겠다”면서 “공정하게 실사하고 필요한 경우 면접을 통해 지역위원장을 심사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245개 지역에서 지역위원장 공모를 진행 중이다. 지역위원장은 전대에서 대의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춘천=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