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美 국방, “북한, 헤즈볼라·하마스 등에 미사일·무기류 밀수출 계속”

입력 2010-08-15 18:27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저항단체 하마스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게이츠 장관은 13일 미 해병대기념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북한은 미얀마, 이란, 헤즈볼라, 하마스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미사일과 무기류 밀수출을 계속해 왔고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게이츠 장관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가 오갔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미 의회나 연구기관에서 북한이 헤즈볼라, 하마스와 무기 밀수출 등 군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적은 있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 고위관리가 직접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RFA는 이와 함께 북한이 폴란드 은행의 계좌를 이용해 불법 활동으로 벌어들인 외화를 본국으로 송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에서 북한을 연구하는 니컬러스 레비씨는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폴란드의 ‘크레디트(Kredyt)’은행 계좌를 통해 폴란드 파견 노동자 수입과 함께 주류 판매 등 불법적인 수단으로 벌어들인 외화 수입을 북한으로 보내고 있다”며 “북한 대사관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산 술을 폴란드에 팔아 돈을 마련하며, 이 불법 활동 거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은행이 속한 KBC그룹의 이사벨라 트오질로 대변인은 “크레디트은행은 1990년 창립 이후 북한과 어떠한 경제 교류도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국제적인 기준과 의무를 이행하고 있으며,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과 거래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