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국민축제 2010’ 성황

입력 2010-08-15 18:10


길이 30㎝쯤 되는 순백색 무궁화 ‘한양’의 여린 꽃잎이 산들바람에 흔들리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왼편에는 분홍 꽃잎에 꽃술 둘레가 붉은 ‘소양’이 단아한 자태를 뽐냈다. 한양과 소양은 산림청이 개발한 무궁화 품종이다. 베란다에서 키울 만큼 아담한 크기다.

광복 65주년을 맞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 세종로 공원에서 산림청, 무궁화문화포럼, 국민일보가 공동 주최한 ‘무궁화 국민축제 2010’이 열렸다. ‘무궁화는 내 친구’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무궁화 1500여점과 가정용 화분 품종 100여종이 전시됐다. 무궁화를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아들과 함께 온 백성현(40)씨는 “무궁화를 어렴풋이 나라꽃이라고만 알고 있어 아이에게 제대로 가르쳐 주지 못했다”며 “무궁화에 담긴 의미를 배우니 아이도 무궁화가 우리 꽃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뿌듯했다”고 말했다.

전시장 앞쪽에 마련된 무궁화 놀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였다. 아이들은 직접 점토를 뭉치고 버무려 무궁화 캐릭터를 만들었다. 태권도복을 입은 무궁화 캐릭터 ‘태권이’를 팔에 그려 넣은 김승우(8)군은 “꽃이 교과서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예뻐 놀랐다”며 “우리나라 국화가 무궁화여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활짝 핀 꽃 사이를 요리조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꽃의 의미를 소개해주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박종원(43)씨는 “무궁화는 날씨가 더울수록 예쁜 꽃을 피워낸다”며 더위에 지쳐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랬다. 김아람(7)양은 “무궁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이제야 알았다”며 “나도 집에서 잘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시인 100명이 무궁화 100개 품종에 예명과 시를 지어 전시하기도 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형순 박사는 “예전에는 무궁화가 지천에 가득했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무궁화는 우리 역사와 함께한 꽃이니 만큼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