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신라 금관’ 감상 하세요
입력 2010-08-15 17:22
국립중앙박물관 17일·내달 7일부터 전시회
국보로 지정된 찬란한 신라 금관(金冠) 2점이 나란히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7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선사·고대관 신라실에서 천마총 금관(국보 188호)을 선보인다. 천마총 금관은 1973년 발굴돼 이듬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했던 ‘신라명보’ 특별전에 출품된 이후 줄곧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돼오다 37년 만에 서울 나들이를 한다.
이 금관이 출토된 천마총은 경주 고분 제155호로 불리었으나 1973년 발굴을 통해 5∼6세기 천마도(국보 207호)가 1500년 만에 세상에 나오면서 천마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천마총에서는 금관과 천마도 외에도 관모(국보 189호), 금제 허리띠(국보 190호)와 목걸이(보물 619호), 유리잔(보물 620호), 환두대도(보물 621호) 등 국보 및 보물급 유물이 대거 쏟아졌다.
천마총 금관은 높이 32.5㎝의 전형적인 신라 금관으로 무덤에 묻힌 사람이 쓴 채로 발견됐다. 머리 위에 두르는 넓은 띠 앞면 위에는 山자형 모양이 3줄, 뒷면에는 사슴뿔 모양이 2줄로 돼 있다. 山자형은 4단을 이루며 끝은 모두 꽃봉오리 모양으로 구성됐다. 금관 전체에는 원형 금판과 굽은 옥을 달아 장식했고, 금실을 꼬아 늘어뜨리고 금판 장식을 촘촘히 연결했다. 밑으로는 나뭇잎 모양의 드리개(매달아서 길게 늘어뜨리는 물건) 2가닥이 달려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또 다음달 7일부터 여는 ‘황남대총’ 기획전에 황남대총 금관(국보 191호)을 선보일 예정이다. 경주시 황남동 미추왕릉 지구에 있는 황남대총 북쪽 무덤에서 1974년 발굴된 이 금관은 높이 27.5㎝, 아래로 늘어뜨린 드리개 길이는 13∼30.3㎝로 신라 금관을 대표한다.
이마에 닿는 머리띠 앞쪽에는 山자형을 연속해서 3단으로 쌓아올린 장식을 3곳에 두었고, 뒤쪽 양끝에는 사슴뿔 모양의 장식을 2곳에 세웠다. 푸른 빛을 내는 굽은 옥을 山자형에는 16개, 사슴뿔 모양에는 9개, 머리띠 부분에 11개를 달았다. 또한 원형의 금장식을 균형있게 배치시켜 금관의 화려함을 돋보이게 했다.
드리개는 좌·우 각각 3개씩 대칭으로 굵은 고리에 매달아 길게 늘어뜨렸다. 바깥의 것이 가장 길고, 안쪽으로 가면서 짧아진다. 장식 끝부분 안쪽에는 머리띠 부분과 같은 푸른색 굽은 옥을 달았고, 바깥쪽에는 나뭇잎 모양의 금판을 매달았다. 신라 금관의 전형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굽은 옥을 많이 달아 화려함이 돋보인다.
황남대총에서는 금관을 비롯해 금제 허리띠(국보 192호), 유리병과 잔(국보 193호), 금목걸이(국보 194호), 금팔찌 및 금반지(보물 623호), 금제 관식(보물 630호), 은제 팔뚝가리개(보물 632호) 등 문화재급 유물이 다량 발굴됐으며 이번 전시에서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된 금관은 총 10점으로 신라 금관이 5점이다. 이 가운데 천마총 금관과 황남대총 금관이 가장 화려하며 문화재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라시대의 화려했던 문화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두 금관이 나란히 전시되는 것은 드문 일로 관람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