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카와 日 전 총리 “간 총리, 병합 강제성 인정했어야”
입력 2010-08-15 18:39
일본의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72) 전 총리가 “한일병합은 일본의 무력에 의해 강제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한일병합 100주년 담화에 대해 “큰 획을 그은 것”이라면서도 “좀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땠을까”라고 언급, 좀더 명시적으로 병합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14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병합은) 힘을 배경으로 강제된 조약이었다”며 “2차 세계대전 당시를 봐도 편협한 내셔널리즘이 오히려 국가(일본을 의미)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1993년 총리 취임 기자회견 당시 2차 세계대전을 ‘침략전쟁’이라고 발언했다가 파문을 빚기도 했던 호소카와 전 총리는 “상식적으로 중국과 한국, 동남아시아에 큰 고통과 희생을 유발한 만큼 가슴에 손을 얹고 보면 침략이 아니었다고 할 수 없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내셔널리즘은 상대의 입장에서 사리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초의 비(非)자민당 출신 총리였던 호소카와 전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93년에 가진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인이 여러 형태로 괴로움과 슬픔을 당한 데 대해 가해자로서 마음으로부터 반성하며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밝혀 1995년 무라야마(村山) 담화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간 총리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를 ‘조선왕실의궤’의 반환 특사로 한국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이 지난 10일 간 총리의 담화가 있기 직전 하토야마 전 총리에게 방한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