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이상 남녀 시니어들에게 물어보니… 노인용 상품 NO - 맞춤형은 OK

입력 2010-08-15 19:12

자녀에 신세 싫지만 봉양은 당연

우리나라 시니어들은 ‘노인용’ 꼬리표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제품은 싫어하지만 시니어 맞춤형 상품과 할인혜택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 스스로를 나이보다 젊게 느끼고 있으며, 자녀에게 신세지기는 싫어하면서도 자녀가 부모를 돕는 것은 당연시하고 있었다.

LG경제연구원이 15일 ‘대한민국 시니어, 그들은 어떤 소비자일까’ 보고서에서 분석한 시니어(노년층)의 특징이다. 연구원이 인용한 KDI 설문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남녀 응답자 750명 중 71.2%가 자신을 실제 나이보다 젊게 느끼고 있었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실제 나이와 자신이 인지하는 나이의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호칭에서도 사회적·생리적 변화를 강조하는 ‘노인, 고령자, 은퇴자’라는 표현보다 ‘실버, 시니어’라는 세련된 느낌의 단어나 중립적인 숫자 표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 때문에 시니어 대상 마케팅에선 ‘노인용’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내선 안 된다는 게 불문율이다. 다만 시니어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 자체는 크기 때문에 노년층 겨냥 상품은 정보를 세련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자녀의 부모 부양에 관한 시니어들의 감정도 모순적이었다. 81%가 “스스로 돌볼 수 없게 되더라도 자식들에게 의존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지만, 동시에 “자녀들은 부모의 노후를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는 답변도 78.1%에 달한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정지혜 책임연구원은 “시니어 세대는 상충되는 듯한 특징이 공존해 미묘한 차이로 호불호(好不好)가 갈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