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앙드레 김 8월 15일 영결식… 천안공원묘원에 영면

입력 2010-08-15 18:16

‘언덕 위의 하얀 집’으로 불렸던 경기도 용인 아뜰리에를 돌 때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온통 하얀색으로 치장했던 그곳에서 “손자들과 보내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고 말할 때, 그는 그저 인자한 할아버지였다. 한국 최초 남성 디자이너, 한국인 최초 파리패션쇼 개최, 패션 디자이너 최초 화관문화훈장 수상, 이집트 피라미드·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세계 최초 패션쇼 등 최초라는 수식어로 장식됐던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 그는 15일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

고인의 영결식이 유족과 지인들의 애도 속에 이날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숙히 치러졌다.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은 생전 고인이 사랑했던 순수한 흰색으로 장식됐다. 영정사진은 물론 관과 운구차량까지 모두 흰색으로 마련됐다. 그가 이 세상과 하직하는 길은 지난 13일 추서된 금관문화훈장이 이끌었다. 영정과 고인의 시신을 따르는 그의 아들 중도씨는 아버지의 죽음이 아직 믿기지 않는 듯 종종 허공을 바라봤다. “세상사는 재미를 알게 해줬다”고 고인이 평소 자랑하던 손자 손녀들은 엄마 품에 안겨서, 아빠 손을 잡은 채 할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서울대병원을 떠난 유해는 고인이 머물던 자택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작업실을 거쳐 지난해 완공된 용인시 기흥의 앙드레김 아뜰리에를 들른 뒤 충남 천안공원묘원에 안치됐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