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제막식·개문식… 145년 전 위엄 그대로 ‘시민 품으로’
입력 2010-08-16 00:37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이 15일 다시 열렸다. 2006년 10월 복원 공사를 시작한 지 3년8개월 만에 중건 당시(1865년)의 자리와 모습을 회복해 시민 곁을 찾아왔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왕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뜻을 가진 광화문 앞에 서서 광화문 복원이 새로운 국운 융성의 계기가 되길 기원했다.
복원된 광화문은 오전 9시30분쯤 현판 제막식을 시작으로 베일을 벗었다. 사회자가 “지금부터 광화문 현판 제막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이라고 외치자 현판을 가리고 있던 ‘제 모습 찾은 광화문 현판 제막’ 플래카드가 애드벌룬과 함께 하늘로 떠올랐다. 흰 바탕에 강한 필치로 쓰인 ‘光化門’ 현판이 모습을 드러내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내·외빈과 일반 시민들은 손뼉을 치거나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행사장 앞 LED 화면에서는 1900년대 초의 광화문 모습부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기의 모습,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1차 복원됐던 모습, 최근 광화문의 복원 과정 등 광화문의 역사가 담긴 사진이 차례로 지나갔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무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독립유공자와 각계 대표, 어린이 등으로 구성된 개문식 참가단은 광복절 경축식 행사가 끝난 오전 10시30분쯤 의장대가 늘어선 길을 지나 광화문으로 향했다.
웅장한 피리 소리와 함께 경복궁 수문장이 개문을 명하자 붉게 칠해진 광화문의 세 홍예(虹霓·아치)문 중 가운데 문이 열렸다. 열린 문 사이로 경복궁의 첫 번째 문인 흥예문(興禮門)이 정면으로 눈에 들어왔다. 참가단은 풍악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조선시대 임금만 드나들 수 있었던 가운데 문을 통해 경복궁으로 들어섰다.
10시40분쯤부터 광화문은 일반 시민에게 개방됐다. 여자친구와 함께 광화문을 찾은 조용래(34)씨는 “나라의 문이 다시 열렸으니 좋은 기운이 들어와 우리 경제도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예림(10)양은 “광화문 색깔이 정말 예쁜데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됐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박지훈 전웅빈 기자,
이광형 선임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