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교회史에 남을 8·15 대성회
입력 2010-08-15 17:53
‘한국교회 8·15 대성회’(대성회)가 15일 서울광장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와 해외 70여개 도시에서 100만명의 기독교인들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희망-일어나 함께 생명·희망·평화를 노래하자’라는 주제로 열린 대성회에서 참석자들은 하나님이 역사의 주재자이심을 만천하에 선포했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8·15의 은혜’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광복 65주년을 맞은 신앙인들은 일본의 신사참배 강요, 강제 징병과 징용, 성씨 개명 등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한국전쟁을 비롯해 수십 차례 도발을 했으면서도 한번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북한과 북한의 공산화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믿고 오늘처럼 하나님 앞에서 항상 기도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교회가 과거의 잘못을 자복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다짐하며 채택한 ‘한국교회 8·15 선언’은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도 곱씹어 볼 내용이다. 한국교회는 선언을 통해 이기주의와 물량주의에 치우쳐 성도의 윤리적 책임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깊이 회개했다. 또 이러한 회개를 바탕으로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앙인 지향, 교파주의 극복, 낙태 자살 성폭행 등 사회적 악습 지양, 약자와의 아름다운 동행, 인도적 대북지원,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 등 실천과제를 천명했다.
한국교회의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대성회는 초교파적인 일치와 연합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본 기독교 인사들이 “한일병합조약은 국제법상 무효”라고 주장하고 일제 만행과 죄를 회개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를 계기로 한·일 간에 맺힌 앙금이 해소되고, 일본 정부가 과거사를 사죄하고 배상문제를 해결한 독일의 전례를 따르기를 기대한다. 1974년 서울에서 열린 ‘엑스플로 74’를 뛰어넘어 세계만방에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의 희망임을 선포한 대성회는 한국교회사에 한 획을 그은 대회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