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美 경제, 완만한 회복… ‘더블딥’ 가능성 없다
입력 2010-08-15 18:27
우리 주식시장이 코스피지수 1800선을 목전에 두고 다시 후퇴했다. 우려했던 대로 지난달 미국의 고용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면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0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융정책회의에서 경기 판단을 하향 조정하면서 추가 금융완화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비록 중국 정부의 의도된 결과라 하더라도 지난달 경제지표에서 중국 성장세가 계속 둔화되었다는 점은 세계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당분간 조정 흐름을 더 지속하더라도 중장기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중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과 같은 극심한 침체를 보일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경기침체의 원인이 해소되면서 재차 완만한 회복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2분기 중반 이후 미국 경제 침체를 초래했던 유럽 금융불안 및 경기침체 우려가 거의 해소됐다. 2분기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4년 만에 가장 높은 전분기 대비 1.0% 성장을 기록했다. 유로화 약세에 힘입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이 강하게 전개된 것이다.
둘째 중국 경제가 부동산 거품을 차단하려는 정부의 의도에 부합한 결과를 보임에 따라 긴축정책이 추가로 강화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하반기 중국 경제는 상반기보다 성장세는 둔화되겠지만 연간 9% 내외의 고공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다.
셋째 미국 경제가 고용 및 소비는 부진하지만 가계·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심리지표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회복세로 반전하고 있다.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의 반등세 지속은 미 경제에 대한 긍정적 기대심리가 점차 형성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는 미국이 극심한 침체만 보이지 않는다면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우월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다. 일부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의 조정 폭이 깊어진다면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