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대장정 스타트
입력 2010-08-15 17:27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라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서울시향은 26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예술감독 정명훈의 지휘로 세계적인 메조소프라노 페트라 랑과 차세대 소프라노 이명주가 협연한다.
교향곡 2번 ‘부활’은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종교적 성찰을 담은 작품으로 죽음에서 시작해 부활에 이르는 여정을 그린다. 말러가 직접 쓴 프로그램에 따르면 1악장에서는 영웅이 운명과의 긴 투쟁 뒤에 매장된다. 그리고 자신의 생을 돌아보는데 2악장은 행복한 순간, 3악장은 끔찍한 혼란을 표현한다. 4악장에서는 죄없는 믿음의 말들이 들려오고 약속의 빛이 비춘다. 그리고 5악장에서는 고통과 죽음을 극복하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서울시향은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7일 교향곡 10번(지휘 제임스 드프리스트), 11월 3일과 12월 30일 각각 교향곡 1번과 3번(지휘 정명훈)을 연주한다. 2011년에는 4, 5, 6, 7, 9, 8번 교향곡 순으로 연주를 할 예정이다.
서울시향의 말러 전곡 연주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말러를 연주하는 게 곧 오케스트라의 수준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말러는 교향곡의 4악장 형식을 파괴하고 합창과 성악을 빈번히 사용하는 등 다양한 형식을 음악에 반영했다.
또 120명 이상 필요한 대규모 편성을 도입했고 민속악기와 해머 등 다양한 악기를 활용했다.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모든 연주자가 고른 실력을 갖추고 완벽한 하모니를 낼 수 있어야 높은 수준의 연주가 가능하다. 오케스트라로선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해야 하는 셈이다. 26일 서울시향 공연에도 125명의 연주자와 4개 합창단의 150명, 2명의 협연자가 무대를 꾸민다.
이번 연주를 통해 서울시향은 한층 성장한 오케스트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평소 “말러를 연주하기 위해 지휘자가 됐다”고 말하는 정명훈 예술감독은 “우리나라에서 서울시향만큼 말러를 연주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