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a 마냥 울고 웃으며 볼 것인가… 극적인 인간스토리 속 그 분의 섭리 찾아보자
입력 2010-08-15 17:34
가족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화제다. 재혼가정이 겪는 아픔, 그것을 잘 이겨내고 서로 화합하는 가족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잘 생기고 직업도 번듯한 젊은 남자 두 명이 연인으로 등장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그저 한 편의 드라마일 뿐인데 논쟁거리가 되는 건 자칫 청소년이나 아이들에게 동성애가 설득력 있게 묘사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드라마의 힘이 막강해졌다. 이제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더 이상 볼거리로 즐기지 않는다. 배우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드라마를 현실에 반영시켜 우리 자신을 내면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를 바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 그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화여대 백소영 교수는 “울고 웃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다양한 메시지를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즉, 신학·신앙적인 가치들을 뽑아내고 성찰하는 시간으로 드라마를 즐기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배우 김선아가 주인공 ‘신미래’로 등장했던 드라마 ‘시티홀’. 인주시청 10급 공무원이었던 미래는 시청에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의 커피 취향을 일일이 기억해 대접할 정도로 인심 좋은 아가씨다. 그런 미래가 우여곡절 끝에 인주시장에 당선됐다. 그런데도 여전히 시민들의 잔심부름을 거절하지 않는 그녀는 인주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을 제 일처럼 챙기고 관심 갖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신미래 시장은 구체적인 ‘관계’ 안에서 시작하고, ‘관계’ 안에서 씨름하고 ‘관계’ 안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시는’(마 12:20) 예수님의 마음을 많이 닮았다. 예수님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 가운데에서 그들의 구체적 생활과 ‘관계’하며 말씀을 전하고 치유의 사역을 전개했다. 세상이 권위라는 이름 아래 일방통행적 명령으로 가득 차 있는 이때 ‘예수님식’ ‘신미래식’의 소통방식은 그래서 더욱 그리운 것이다.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하고 죽는 듯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자신의 사람들을 심어놓음으로써 죽음 뒤의 일을 도모했다. 겉으로 보면, 미실의 죽음에서 2000년 전,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 죽음은 정반대의 의미를 지녔다. 주님은 우리에게 십자가를 지우려 하지 않고, 모든 걸 홀로 감당했다.
드라마 ‘추노’를 보면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독인의 역할을,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한결과 은찬의 사랑을 통해 진정한 사랑은 주변까지도 아름답게 변화시킨다는 정의를 발견할 수 있다. 믿음의 눈으로 드라마를 보면, 곳곳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
최근 백 교수는 인기리에 방영된 49편의 드라마 속에서 기독교적인 가치를 뽑아내 ‘예수님과 함께 보는 TV 드라마 드라마틱’(꿈꾸는 터)을 출간했다. 분당 우리들교회에 출석하는 백 교수는 ‘기독교와 세계’ ‘기독교와 현대문화’ 등의 강의를 통해 기독교적 세계관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