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의 거포서 세계의 거포로… 야구 신기록 갈아치우는 이대호

입력 2010-08-15 17:41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세계 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이대호(28·롯데)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대호는 14일 KIA와의 광주 경기서 2회 초 1사 1, 2루서 상대 투수 김희걸의 2구째 바깥쪽 포크볼을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겼다. 비거리 125m인 시즌 38호 홈런. 미국 메이저리그의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1993년), 돈 매팅리(뉴욕 양키스·1987년), 대일 롱(피츠버그·1956년)이 기록한 8경기 연속 홈런기록을 훌쩍 넘는 세계 신기록이다. 이대호는 지난 12일 한국 프로야구 기록(6경기)과 13일 아시아기록(7경기)을 돌파한 데 이어 세계 기록마저 깨트리며 일약 세계적인 타자로 우뚝 섰다.

연속경기 홈런에 가려있지만 이대호는 또 다른 기록에도 도전중이다. 지난 달 22일 한화와의 대전경기이후 매 경기 득점에 성공한 이대호는 이날 홈런으로 홈을 밟아 국내 역대 최다인 연속 경기 득점 기록도 ‘16’으로 늘렸다. 이대호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니혼햄·2001년)가 보유한 일본 프로야구 최고 기록인 17경기에도 한 경기차로 다가섰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1894년 빌리 해밀턴(필라델피아)의 24경기 기록이 최고다.

또 3일 두산과의 잠실경기 이후 10경기 연속 타점에 성공하면서 국내 최다 기록(11경기)에 한 경기 차로 다가섰다. 국내 최고 기록은 장종훈(빙그레·1991년)과 이승엽(삼성·1999년)이 갖고 있다.

무서운 기세로 홈런을 양산해내자 이대호의 홈런 기록이 50개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대호는 2003년 이승엽(56개) 이후 ‘7년만의 40개 이상 홈런’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즌 102게임에서 38개의 홈런을 친 이대호는 산술적으로는 남은 28게임에서 10개 정도의 홈런추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의 가파른 페이스라면 충분히 50개 이상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즌 50개 홈런은 1999년 54개를 친 이승엽이 처음 고지에 올랐고 2003년 이승엽과 심정수(53개)가 그 맛을 본, 29년 국내 프로야구사에 단 3차례 나온 대기록이다.

이대호의 50홈런 달성여부는 SK가 열쇠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호는 올 시즌 SK전에서는 단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SK가 이대호의 약점을 철저히 파고들었다는 얘기다. 롯데는 SK와 7게임을 남기고 있다.

한편 이대호가 9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자 AP통신과 교도, 지지통신 등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한국에서 연속 경기 홈런 세계 신기록이 나왔다”고 소식을 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인 MLB닷컴에서는 이대호의 홈런 소식을 전하면서 “새로운 세계 기록을 수립했다”고 알렸다. 산케이스포츠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한국 최고의 강타자”라고 이대호를 소개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