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견돼 자살”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발언 논란
입력 2010-08-14 00:30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차명계좌 때문에 자살했다”고 발언을 한 사실이 13일 확인됐다.
조 후보자는 지난 3월 서울지방경찰청 대강당에서 지휘관과 전·의경 1000여명을 상대로 “노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습니까.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습니까”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거액의 차명 계좌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됐다는 식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조 후보자는 또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어진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특별검사가 도입되지 않은 이유는 권양숙 여사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특검 하려고 하니 권 여사가 민주당에 얘기해 못하게 한 것”이라고 말한 뒤 “그거(특검) 하면 다 드러나게 되니까”라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의 이 강연 은 동영상 CD로 제작돼 일선 경찰에 교육용으로 배포됐다가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 측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두고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하며 배경 설명을 하는 자리였다”며 “차명 계좌 얘기가 기억나진 않지만 언론 보도를 토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해명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대검 관계자는 “차명 계좌 관련 발언은 사실무근”이라며 “당시 조 청장은 검찰 수사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