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번 잘못한 죄… 페일린 비방 美 민주 州 하원의원 사퇴

입력 2010-08-13 18:26

미국 민주당 주 하원의원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에 대해 말 한번 잘못했다 의원직을 사퇴했다.



뉴햄프셔주 하원의 티머시 호리건 의원은 12일(현지시간) 주의회 의장에게 사과편지와 함께 의원직 사퇴서를 보냈다.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자신의 발언 때문이다. 그는 페이스북에 “나는 페일린이 죽기를 원치 않는다. 동정심 때문이 아니다. 죽은 페일린이 산 페일린보다 더 위험한데다, 그녀가 죽으면 더 이상의 실언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같은 민주당 주 하원의원 후보 키스 핼러랜의 페일린 전 주지사 비방 글에 대한 댓글이었다. 핼러랜 후보는 페이스북에 최근 테드 스티븐스 전 상원의원이 사망한 알래스카 비행기 추락 사고를 거론하며 “페일린이 그 비행기에 탔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글을 올렸다. 몇 시간 뒤 호리건 의원은 이 글을 읽고 바로 문제의 댓글을 달았다.

두 사람이 페일린 전 주지사의 ‘죽음’을 언급하며 도(度) 넘은 비방을 하자, 표현이 지나치다는 블러거들의 비난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이에 호리건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사려 깊지 못했고, 뉴햄프셔주 하원을 욕되게 했다”고 꼬리를 내리면서, 의원직 사퇴와 함께 11월 중간선거에서의 불출마까지 선언했다. 핼러랜 후보도 역시 공개 사과를 했다.

민주당 소속의 레이몬드 버클리 주 하원의장은 호리건 의원의 사퇴에 “당연한 처신이며, 그의 표현은 부적절한 것이고 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당이 보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