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7.7% 증가 ‘역대 최고’… 이자비용 17.6% 상승

입력 2010-08-13 18:22


지난 2분기 가계소득이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기회복 훈풍이 가계 살림살이에 다소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가계 이자비용도 대폭 늘어나 가계 빚 증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3일 ‘가계동향’ 집계 결과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명목 기준)이 35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소비지출도 가구당 월평균 211만1000원으로 같은 기간 6.8% 늘었다. 월급봉투가 두툼해지면서 씀씀이도 늘어난 것이다. 특히 텔레비전(36.4%)과 배달음식(25.1%), 주류(9.6%) 등 월드컵 특수를 누린 품목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학원·보습교육비는 지난해보다 0.3% 줄었다. 학원·보습교육비가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세가 강해지면서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도 다소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소득 수준을 5개 분위로 나눴을 때 최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소득증가율이 전체 소득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17.9%를 기록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2분기 가계동향은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어 좋게 나왔다”며 “서민의 체감경기도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 2분기 소득·지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지난해 2분기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져 허리띠를 졸라맸던 당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좋아 보이는 기저효과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전체 가계소득과 지출 증가세를 웃도는 가계 빚 부담이다. 2분기 전국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7만7500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17.6%나 증가했다. 특히 중산층일수록 빚 부담은 두드러져 2분기 평균 317만2000원을 벌어들인 소득 3분위 가계의 경우 이자비용은 지난해보다 21.7%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권 이용상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