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恥 100년 ‘빛의 문’ 다시 열리다… 광복절 65주년 맞아 광화문 복원공개
입력 2010-08-13 20:59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이 15일 광복절을 맞아 다시 열린다. 2006년 복원공사를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1865년 고종 중건 당시의 원형대로 복원되는 광화문은 6·25 전쟁 때 소실된 것을 기점으로 하면 60년 만에 제모습을 찾는다.
이번에 완공되는 광화문은 1395년(태조 4년) 건립된 광화문과 구조가 똑같다는 점에서 615년 만의 원형 복원인 셈이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목조 건축물인 광화문은 파란만장한 한국사만큼이나 숱한 고난을 겪었다. 임진왜란 때 전체가 소실되고 일제강점기에는 경복궁에 조선총독부가 들어서는 바람에 헐릴 위기에 처했다가 북쪽으로 옮겨가는 수난을 당했다. 6·25 전쟁 때는 목조 누각이 불타 없어지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6·25 이후 광화문은 1968년에 복원됐으나 불타 없어진 목조 부분만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다시 세운 것이었다. 위치도 원래 광화문이 있던 곳에서 북쪽으로 11.2m, 동쪽으로 13.5m 떨어지고, 각도도 경복궁 중심축을 기준으로 3.75도 틀어진 상태였다.
경복궁 20년 복원공사 대장정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광화문은 화강석 기단부에 금강송 목조 누각의 건물로 8·15 광복절에 제막된다. 건물 구조를 원형대로 복원했으며 틀어진 위치도 바로잡았다. 현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글 현판 대신 고종 중건 당시 훈련대장 임태영의 한문 글씨를 복원해 달았다.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위원인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조선 왕조의 중심인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이 고증을 거쳐 복원된 것은 우리가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을 잡는 데 상징적인 의미를 주는 것”이라며 “특히 한일강제병합 100주년과 광복 65주년을 기념해 광화문이 개방돼 뜻깊다”고 말했다.
올해 광복절 경축행사는 15일 오전 9시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이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는 ‘공정한 사회’가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 후반기를 관통할 국정운영 기조로 친서민 중도실용 강화론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행사에는 200여명의 다문화 가정 어린이를 비롯한 1000여명의 청소년이 참가해 광복절노래 합창, 만세삼창, 대형태극기 펼치기 퍼포먼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행사를 위해 광화문 삼거리∼세종로 사거리 구간은 14일 낮 12시부터 15일 오후 10시까지 차량 진입이 통제되며, 경복궁역 사거리∼동십자각 사거리는 15일 오전 6시∼낮 12시와 오후 7∼9시에 교통이 통제된다.
이광형 선임기자, 김경택 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