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꿈틀… 매매는 찬바람 여전

입력 2010-08-13 18:21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세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서울 강북 등을 중심으로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반면 매매시장은 7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번주(8월 8∼13일) 서울 지역의 전세가 변동률은 0.01%로 지난달 9일(0.02%) 이후 5주 만에 상승 반전했다. 3주 연속 하락했던 수도권 전세가도 한 달여 만에 상승세를 보였고, 경기도는 3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세입자들이 유입되면서 전세 물건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물량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부터 기자들이 직접 돌아본 서울 지역 전세시장도 조금씩 달아오르는 분위기였다. 특히 전세가가 비교적 저렴한 지역인 강북 지역부터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서울 길음동 뉴타운 지역에서는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늘고 있다. 3단지 대우푸르지오 아파트(66.1㎡)는 1억6000만원대로 한 달 전보다 500만∼1000만원가량 올랐다. 단지 인근의 H부동산 관계자는 “여름 비수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중소형(85㎡ 이하)대는 물건이 없어 계약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창동 지역 역시 이달 들어 직장인과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창동 주공3단지는 중소형대 전세가격이 올 초보다 500만∼1000만원가량 올랐다. 굿모닝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 지역이 서울의 다른 곳보다 전세가가 저렴한 편인 데다 비수기가 끝나가면서 전세 물량이 많이 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서는 성남시(0.18%)와 인천 연수구(0.15%) 등 역세권 주변 단지가 전세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성남시의 경우 지하철 8호선 신흥역이 가까운 신흥 주공아파트(109㎡)는 올해 초에 비해 1500만원 오른 1억4000만∼1억6000만원 선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용인시(-0.14%)의 경우 입주물량 여파로 전세 및 매매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매매시장 침체는 여전하다. 매수자·매도자 모두 관망세에 들어서면서 거래는 ‘올스톱’ 상황이나 다름없다. 이번 주간에만 0.08% 떨어졌다. 서울에서는 양천구(-0.18%)와 강남구(-0.16%), 강서구(-0.11%) 등을 중심으로 낙폭이 컸고, 경기도 지역에서는 용인시(-0.23%)와 군포시(-0.19%), 평촌신도시(-0.18%) 등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써브 나인성 연구원은 “이달 말 예정된 정부의 부동산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회복세를 전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노자운 이근희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