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맷돌] 서울대병원 중환자실과 사랑의교회 211호실 外
입력 2010-08-13 18:25
▶12일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입구. 환자 게시판에 옥한흠 목사님 이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목사님의 병세를 우려한 가족들의 고육지책이었습니다. 김영순 사모님과 아들 셋만이 옥 목사님 곁을 하루 종일 지켰습니다. 같은 날 오전 사랑의교회 신관 211호실. 500여명의 성도들이 조그만 예배당을 가득 메운 채 목사님의 기적적인 회복을 눈물로 간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내외 목회자들도 이 기도회에 동참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옥 목사님이 없는 사랑의교회를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의 옥 목사님은 결코 외롭지 않으실 거라 확신합니다. 이렇게 수많은 이들의 기도가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목사님들은 힘이 별로 없으신가봐.” 이 말에 ‘목사님’들의 표정이 머쓱해졌다.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 조성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사무총장,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등 아무래도 ‘힘이 없다’는 말에 어울리는 목사님들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운영하는 서울 충정로의 쉼터 ‘우리집’에서 기독교계 대표들과 만난 세 명의 할머니는 거침없이 서운한 심정을 말했다. 기독교계 대표들이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을 공식 방문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기독교계의 관심과 도움이 적었다는 것이다. 정대협 공동대표 한국염 목사가 서둘러 “김 목사님과 NCCK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 건립 때도 도움을 주셨었고…”라고 거들었지만 김 목사는 손사래를 치며 “이제부터 잘하겠습니다”하고 큰소리로 외쳐 분위기를 바꾸었다. 교회라고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고, 아무리 잘해도 서운하다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억울해하기보다는 겸손하게 사과하고 더 노력하는 것이 교회의, 기독교인의 숙명일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 8·15 대성회’가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를 기록한 일본 코스타는 참가자들의 신앙 열정도 대단했습니다. 마치 1970년대 한국교회 청년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38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곳이 없어 한·중·일 학생부는 따로 천막을 치고 집회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불평 한마디 없이 모든 순서가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으며 찬양과 기도에 열중했습니다. 준비위원장인 김규동 목사와 요한동경교회 신자들의 헌신적인 섬김과 봉사 시스템은 매우 체계화돼 있었고 코스타 강사 한명 한명을 붙어 다니며 정성껏 섬겼습니다. 3박4일간 행사를 위해 하루 20시간씩 중보기도실을 운용한 것도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기도실에서 들려왔던 청년들의 기도소리는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