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기독교사대회 "공교육 살릴 적임자는 바로 나"

입력 2010-08-13 17:38


“교사 발령을 받은 2000년 2회 기독교사대회 때부터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어요. 교사로서, 특히 크리스천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심정으로 내게 맡겨진 아이들을 섬겨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기독교사대회에 참석하고 싶어 교사가 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김미란(36·서현고 수학과) 교사의 고백이다. 대학 시절 김 교사는 선교한국대회에 참석하며 교사선교사의 꿈을 품었다. 어느 날 선교한국의 포스터에서 선교사 자격요건 중 ‘교사면 더 좋습니다’란 문구를 보았다. 선교사가 되기 위해서 그는 교사가 되었다. 임용고사를 통과한 뒤 학교에 들어간 뒤 그는 확실히 깨달았다. 자신의 선교지는 바로 학교라는 사실을. 하나님은 자신을 학교라는 선교지의 선교사로 부르셨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기독교사대회를 통해서 그는 이 같은 선교 헌신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8월 9~12일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방학 중임에도 유·초·중·고 교사와 그들의 자녀 등 1700여명으로 북적였다. 이들은 모두 좋은교사운동(대표 정병오)이 개최한 ‘2010 기독교사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좋은교사운동은 1998년부터 2년마다 한 차례씩 대회를 개최하며 기독교사들에게 선교 마인드를 심어주고 있다. 치열한 교육 현장에서 지친 교사들은 대회에서 영성을 회복한다. 동료 기독교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학교 현장에서 올바른 교육을 시킬 것을 다짐한다.

올해 기독교사대회는 ‘거듭난 공교육’이란 주제로 열렸다. 학교에서 복음을 전하고 학생들을 바르게 양육하는 방법과 사례, 학급운영 및 생활지도, 협동학습 등 교사들의 학습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48개 영역의 강좌가 진행됐다. 마술수업, 행복한 상담실,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레크리에이션 등 20가지의 문화행사도 다채롭게 열렸다.

목포서부초등학교 최철환(37) 교사는 대회 참석 직전 다리를 다쳤다. 그럼에도 그는 목발에 의지해 더 많은 연수와 문화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대회장을 동분서주했다. 그는 “기독교사대회에서의 강좌는 학교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어서 귀합니다. 특히 기독교사들을 영적으로 재 무장 시켜주기 때문에 참석할 때마다 새로운 힘을 얻게 됩니다.”

찬양과 말씀을 통해 교사들은 소명을 회복했다. 대회 주강사인 화종부(49·제자들교회) 목사는 교사들이 주님의 십자가를 붙들고 학교 현장에서 살 것을 강조했다. “주님의 십자가는 구원은 물론 성도로서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도리입니다. 십자가의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 안에서 능력있는 교사가 되어 세상을 이길 힘을 얻게 됩니다. 그 힘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첫 대회 때부터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는 덕양중 김삼진(58) 교장은 “교육현장에서 요구하는 여러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들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다”면서 “대회를 통해 기독교사들은 ‘주님 제자 만들기’에 대한 열정을 회복하고 학교 현장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정병오 대표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란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복음과 교육을 일체화시킬 수 있는 기독교사들이야말로 죽어가는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목사의 사역지가 교회이듯 교사의 사역지는 학교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나아갈 때 이 땅의 교육이 변혁 될 것이라는 그의 주장에 반기를 들 자 누가 있을까.

원주=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