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화문의 소통 정신도 복원하라
입력 2010-08-13 17:28
광복 65주년을 맞는 내일 광화문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1865년 조선 고종 때 중건한 경복궁 정문의 위용을 되찾는다. 경복궁의 완전한 복원은 앞으로도 20년 이상의 계획이 잡혀 있다. 그러나 광화문 복원의 의미는 특별하다. 1968년 임시 복원 때 일제가 세운 옛 조선총독부 건물 때문에 원래 자리에서 북쪽으로 11.2m, 동쪽으로 13.5m 밀리고 경복궁 중심축에서 3.75도 틀어진 방향으로 세워진 광화문이 온전한 제자리를 찾았다. 비로소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른 방향을 향하게 된 듯한 안도감을 갖게 된다.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올해 광화문 복원이 이뤄진 것도 시사하는 바 크다. 며칠 전 간 나오토 일본총리는 “식민지지배로 인한 무수한 손실과 고통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함께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2차세계대전 종전 50년을 맞은 1995년의 무라야마 담화는 아시아 여러 나라를 상대로 했지만 간 담화는 한국에 대한 특별한 사죄라는 점에서 미흡하나마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광화문 복원이 양국의 불행한 과거를 극복하고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전기가 되었으면 한다.
문(門)은 소통의 상징이다. 광화문의 처음 이름은 정문(正門)이었다. 한양과 경복궁을 설계한 정도전은 “문을 닫아서 이상한 말과 기이하고 사특한 백성을 끊고, 열어서 사방의 어진 이를 오도록 하는 것이 정(正)의 큰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도전은 태조 이성계에게 “명령과 정교(政敎)가 다 이 문으로부터 나가고 아뢰고 복명함이 다 이 문으로 들어오므로 잘 살펴보고 윤허하라”고 아뢰었다. 광화문이 민심과 소통하는 상징이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는 예나 지금이나 같다 할 것이다. 위정자들은 광화문 복원의 정신을 잘 새겨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강조할 것으로 알려진 ‘공정한 사회 구현’이란 주제도 광화문의 소통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 경제적 지위가 낮은 계층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상위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넓은 사회가 되어야 한다. 광화문을 거침없이 드나드는 바람처럼 안과 밖이 소통하고 상생하여 국민이 하나 되는 미래사회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