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쌍용차, 기술 먹튀 논란 더는 없기를
입력 2010-08-13 17:22
쌍용자동차와 매각주간사는 인도 자동차업계의 대표주자인 마힌드라&마힌드라(마힌드라)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1997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에서 대우그룹으로 매각되면서부터 시작된 쌍용차의 거듭된 위기가 이번에는 제대로 수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쌍용차의 주인은 여러 번 바뀌었다. 대우그룹 도산으로 2000년 채권단 손으로 넘어간 쌍용차는 2004년 중국의 상하이차에 매각됐다. 외국 기업으로의 기술 유출과 이른바 ‘먹튀’ 논란을 야기하면서 상하이차가 손을 떼고 철수하자 쌍용차는 적자 투성이 부실기업의 모습으로 다시 채권단 몫이 됐다.
지난해 1월 채권단은 쌍용차에 대한 구조조정과 주식 매각을 전제로 한 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그해 여름 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발해 77일간의 대규모 파업으로 맞섰다. 이후 어렵사리 노사 협상이 타결된 끝에 그해 12월 법원은 쌍용차 회생안을 받아들였고 마침내 새 주인 찾기가 시작된 것이다.
곡절 많은 쌍용차가 경영정상화를 이룩하는 것은 채권단 등 관계자를 비롯해 지켜보는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다만 우리는 지난 매각과정에서 경험했던 기술 유출 등의 상황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혹독한 구조조정을 견뎌온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처할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발전적 존립 가능성이다. 이 점에서 보면 마힌드라의 아난다 마힌드라 부회장이 최근 인수 목적을 쌍용차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밝힌 점은 고무적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의 확인 실사, 인수대금 최종 확정, 본 계약 체결 등 매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았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쌍용차 매각대금에 먼저 초점을 맞추겠지만 쌍용차와 매각주간사가 가장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은 마힌드라의 향후 쌍용차 경영정상화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이라고 본다. 쌍용차의 빠른 회생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