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사라진다… 2011년부터 5급 전문가 공채 50%까지 확대
입력 2010-08-13 00:15
내년부터 행정고시가 사라진다. 고위직 공무원을 임용하기 위해 1949년 고등고시 행정과가 도입된 지 60여년 만이다.
행시 대신 ‘5급 공채제도’가 도입된다. 내년에는 5급 신규 채용 인력의 30%(100명)를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채용한다. 무시험 채용 비율은 단계적으로 늘어나 2015년에는 50%까지 확대된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도입, 민간 전문가를 공무원으로 대거 등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5급 공무원 채용은 ‘5급 공채’와 ‘5급 전문가 공채’로 나뉘어 선발된다. 5급 공채는 현행 행시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치러진다. 5급 전문가 공채는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으로만 선발한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공직자로서의 적합성을 인정받은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 확대된 셈이다.
대신 다양하고 체계화된 면접 기법을 개발되는 등 면접 비중이 대폭 강화된다. 또 공채시험에 합격해 각 부처에 배치되기까지 교육기간 동안 성적 불량 등 공무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경우 면직할 수 있는 조항이 구체화된다.
공직사회에 민간 전문가 진입을 늘리기 위해 개방형 직위제도 확대된다. 각 부처는 내년 과장급의 5%를 개방형으로 선발하고 2013년에는 10%까지 정원을 늘리게 된다. 민간 출신의 개방형 국·과장은 근무 성적이 우수할 경우 별도 시험 없이 경력직으로 전환된다.
7급 공무원 채용도 획일적 공채시험 위주에서 실무 능력을 검증하는 시스템으로 바뀐다. 대학의 추천을 받은 인재를 1년간의 수습 근무를 거쳐 7급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지역인재 추천채용 인원은 올해 60명에서 2012년 100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9급 공무원 공채 방식은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한다.
행안부는 앞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올 연말까지 공무원임용령 등 관련 법령 개정을 마칠 계획이다. 맹 장관은 “채용 경로가 다양화되면 상호 경쟁이 활성화돼 공직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보수민관심의위원회는 내년 공무원 임금을 6.3% 인상하는 내용의 잠정안을 마련, 최근 행안부에 제출했다. 행안부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5.1%라는 점을 감안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5% 안팎의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