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원장 “금융위기 대비 외환보유고 비축 비효율적”
입력 2010-08-12 21:23
국제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확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국제금융안전망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미경제학회는 ‘안정을 위한 국제금융시스템 설계’란 주제로 13일 개최하는 국제콘퍼런스에 앞서 이런 내용을 담은 김경수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장의 논문을 12일 발표했다.
김 원장은 금융 국제화로 인해 중심 국가에서 시작된 신용쇼크가 소형 개방 경제국가에 쉽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융 세계화와 양립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국제금융시스템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보유고의 축적이 대출축소(디레버리징)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자기보호 수단이지만 거시건전성 감독과 병행되지 않으면 상당한 비용과 위험을 유발해 오히려 자본유입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거시건전성 감독체계는 적절히 설계·시행되면 단기 외부차입의 위험을 완화하기 때문에 외환보유고의 비축을 대체할 수 있다”며 “국제금융안전망은 완벽하지는 않으나 외환보유고를 대체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사전 배포한 발표문에서 현재의 국제통화제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성공적으로 조정하려면 국가 간 정책협력이 중요하다며 G20 회의가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박원암 홍익대 교수는 “2007∼2009년 중 물가안정목표 달성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종 경기확대 정책에 힘입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근원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으므로 향후 적절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G20 정상회의가 위기 후 세계경제 지배구조의 중심 협의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무국 설치, 위원회 운영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