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시절 향응 의혹 김종남 특검보 사퇴… ‘스폰서 특검’ 신뢰성 타격

입력 2010-08-12 21:31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의 김종남 특검보가 12일 전격 사퇴했다. 현직 검사 시절 업자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전·현직 검사와 검찰 수사관 등의 향응 접대 의혹을 캐는 특검팀 자체가 스폰서 의혹에 휘말리면서 특검 수사의 신뢰성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김 특검보는 2000년 부산지검 근무 당시 이웃에 사는 업자로부터 수차례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투서가 들어와 검찰 내부 감찰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특검보는 “가족끼리 번갈아 식사를 대접했던 이웃이었다”고 부인했지만 사실관계를 떠나 특검팀 전체에 누를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 사퇴했다. 김 특검보는 서울고검과 강릉지청 전직 계장들의 향응 접대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이준 특검보는 “김 특검보가 완강하게 사의를 밝혔고 지금 상황으로는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민 특검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은 김 특검보 감찰 사실을 일절 확인해 주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민 특검은 특검법에 따라 김 특검보 해임을 대통령에게 요청하고 후임 특검보 임명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법조 경력 7년 이상인 변호사가 대상이다.

특검 진행 중 특검보가 사퇴한 경우는 이번이 세 번째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 특검 때 김형태 특검보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 특검 때 이우승 특검보가 수사진과 마찰을 빚다가 사퇴했다.

특검팀은 안병희 특검보 등 수사진 7명을 부산으로 보내 전·현직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폭로한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씨를 13일부터 4∼5일간 본격 조사한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