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 목사 문제 왜 시비거나… ‘한상렬 귀환-대승호 송환’ 빅딜 속셈?

입력 2010-08-13 00:17

불법 방북 중인 한상렬 목사(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가 오는 15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할 예정인 가운데 북측이 연일 한 목사의 무사귀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북측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한 목사에 대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취급은 남북공동선언에 대한 관점과 이행의지를 가늠케 하는 또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북측 적십자회는 우리 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인도주의에 따른 한 목사의 무사 귀환을 촉구했었다.

이런 북한의 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측이 한 목사 문제를 나포된 대승호의 송환 건과 연계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우리 정부가 전날 대승호의 조기송환을 촉구하는 대북 통지문을 보냈으나 북측이 같은 날 대승호에 대한 일절 언급 없이 한 목사의 무사귀환을 촉구하는 통지문을 보내온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한 목사를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경우 북측이 이를 문제 삼아 대승호 문제를 장기간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두 사건은 별개의 문제”라며 “우리 국민에 대해서는 우리 법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한 목사가 남북간 협의 후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귀환하지 않고 판문점으로 넘어오는 것도 법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유엔사와 합의 없이 판문점을 넘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북한군이 유엔사에 한 목사의 귀환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임수경씨가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표로 제13차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한 뒤 판문점으로 귀환했을 당시 북한은 유엔사에 통과사실을 통보했지만 유엔사는 동의하지 않았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