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자루이 “한·미 군사훈련 더 큰 충돌 야기”

입력 2010-08-12 18:28

중국 공산당 내 한반도 정책 총괄 책임자인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이 “한·미 군사훈련으로 긴장이 조성되면 더 큰 (군사적)충돌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11일 한국 국회의원 방중대표단과의 면담에서 미국 핵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는 예정된 서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영우 의원이 12일 전했다. 왕 부장은 또 “중국이 지금까지는 북한을 설득했지만 만약 조지 워싱턴호가 서해에 온다면 중국 인민을 설득해야 할 상황”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으로 종지부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정치협상회의 주석은 면담에서 “중국이 열심히 설득해서 북한으로 하여금 6자회담에 돌아오게 만들고 있다”면서 “6자회담이 가장 적합한 길인 만큼 6자회담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중대표단에 참가한 한 의원은 “중국이 이처럼 강한 어조로 말하는 건 서해 한·미 훈련을 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한국 국회와 정부, 미국 정부에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단장인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베이징 한국특파원단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자 주석과 왕 부장이 당초 예정보다 긴 시간 동안 진지하게 중국의 입장을 설명했다”면서 “천안함 사태 이후 악화되는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달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