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등 아시아서 성형수술 받은 환자들 중심 항생제 안듣는 ‘슈퍼박테리아’ 출현

입력 2010-08-13 00:19


인도 등 아시아에서 성형수술을 한 환자들에게서 현존하는 거의 모든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지닌 신종 슈퍼 박테리아 ‘NDM-1’이 발견돼 유럽 등지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인도 등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성형수술 관광지로 각광받아 이 신종 박테리아가 전 지구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영국 의학계에 의해 제기됐다.

영국 카디프대 티머시 웰시 박사팀이 이끄는 연구진은 영국 보건국과 공동으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의학 전문지 ‘랜싯전염병’에 발표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11일 보도했다.

NDM-1이란 명칭은 이 박테리아가 지난해 최초 확인된 ‘인도 뉴델리 메탈로’의 영문 이니셜에서 따왔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44건이 확인된 것을 비롯해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타났다. 영국에서도 50건이 확인됐다. 연구진이 영국에서 지난해까지 감염된 37건을 조사한 결과 17건의 감염자가 인도나 파키스탄을 여행한 경험이 있고, 그 가운데 14명은 성형수술 목적으로 방문했다. 또 미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NDM-1 박테리아가 전 지구촌을 위협할 치명적 전염병이 될 가능성도 잠재된 상황이다.

NDM-1은 이콜리 박테리아(대장균 일종)에서 주로 발견됐다. 혈액을 통해 위 폐 요도 등 장기를 동시다발로 감염시켜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문제는 이것이 가장 강력한 항생제 ‘카바페넴(carbapenem)’조차 무용지물로 만들기도 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가장 큰 우려는 이 슈퍼 박테리아를 만드는 DNA 코드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전파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다른 박테리아로 전이되는 것”이라며 “지구촌 확산을 막기 위해 이에 맞는 항생제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도 의료계는 연간 120억 루피(약 3000억원) 규모에 달할 만큼 성장하고 있는 인도 의료시장에 대한 경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인도 의료시장은 저렴한 비용을 무기로 연간 110만명의 외국인 환자들이 찾는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가 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