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악재에… 한은, 기준금리 동결
입력 2010-08-12 18:18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 경제 둔화 가능성 등 해외 악재를 의식한 결정이다. 그러나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불안을 언급하면서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일부에서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금리 동결에도 G2(미국 중국) 경제 불안의 여파로 이날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은 요동쳤다.
금통위는 이날 “주요국 경기의 변동성 확대 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8월 기준금리를 전달과 같은 연 2.25%로 동결했다.
하지만 김 총재가 이날 금통위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것은 미국 경제 둔화의 우려보다는 물가 안정이었다. 김 총재는 “공공요금 인상과 국제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견조한 성장을 이끄는 것보다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대외 경제의 불안에 대해 김 총재는 “면밀히 살펴보겠다”면서도 우리 경제 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언급했다. 비록 미·중 경제 불안 가능성으로 이번에 동결은 했지만 우리 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 금리인상 요인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총재는 특히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다음달 추석과 기준금리 인상의 관계에 대해 “통화정책 판단의 결정 변수는 아니다”고 말해 9월 금리인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해외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증시가 폭락하고 환율이 한때 1200원대까지 뛰는 등 불안한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6.44포인트(2.07%) 떨어진 1721.75에 장을 마쳤다. 10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기 둔화를 공식 발표한 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이틀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전날보다 18원이나 뛰는 등 1200원까지 오르다가 장 막판 하락해 결국 3.70원 오른 118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안도감으로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고세욱 백민정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