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 화려한 데뷔… 패스 성공률 스페인과 비슷했다
입력 2010-08-12 21:17
“무책임한 크로스는 절대 하지 마라. 측면 공격수가 볼을 잡으면 중앙 미드필더들은 볼을 받으러 나가라!” 말 그대로 기분 좋은 연착륙이다.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조광래 감독의 ‘예비 황태자’ 윤빛가람(경남)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최효진(서울)이 선제골과 결승골을 넣었고,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결승골 도움을 기록하는 보기 좋은 그림을 완성했다. 대표팀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11일 치른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 2대1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517개의 패스를 시도해 420개의 패스를 성공했다. 81%의 패스 성공률로 남아공월드컵 당시 한국의 전체 패스 성공률(69%)을 넘어설 뿐 아니라 조광래호의 벤치마킹 대상인 스페인의 패스 성공률(80%)과 비슷한 수치다. 패스 성공률이 높았던 것은 높이 띄우는 롱패스를 지양하는 대신 그라운드 패스 위주로 주문하고, 볼 터치를 줄여 상대에게 차단될 가능성을 낮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 감독은 12일 언론에 공개한 나이지리아전 분석 자료에서 “전체적으로 패스 횟수와 성공률이 비교적으로 높은 수치로 나왔는데 이는 실제 경기에서 공·수 전환의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 좌·우 윙백으로 뛰었던 이영표(알 힐랄)와 최효진(FC 서울)이 활발하게 최전방으로 침투하며 좌·우 공격수와 함께 중앙에서 적극적으로 공간을 만들어간 점도 인상적이었다.
나이지리아전 전반 44분 최효진이 수비수 뒷 공간으로 침투하는 것을 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스루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며 골을 도운 것도 이러한 공간 창출과 관련된 것이었다. 조 감독은 훈련 과정에서 미드필더 이상 선수들은 공이 없는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공간을 찾아 움직이도록 반복해서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빠른 패스와 적극적으로 공간을 만드는 데는 이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공격으로 전환 시 공격수들 간 위치가 제대로 정리 되지 않는 모습을 몇 차례 나타냈다.
또 스리(3)백으로 수비를 두텁게 했지만 상대의 2대 1 패스 등에 공간을 자주 내주는 모습을 보인 점과 좋은 경기 내용에 마침표를 찍을 골 결정력 문제 역시 여전했다.
조 감독은 경기 분석 자료에서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 시 미드필드에서의 움직임, 공격수들의 공간 창출 능력과 골 기회에서 집중력을 바탕으로 한 슈팅 시도 등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