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보횡단기 ‘6000㎞의 감사행진’ 출간한 안용민 장로
입력 2010-08-12 17:53
그는 2006년 10월 24일(유엔의 날)부터 2007년 7월 4일(미국 독립기념일)까지 걸어서 미국 대륙을 횡단했다. 서부 LA를 출발해 동부 워싱턴 DC까지 254일 동안 그가 걸어서 완주한 거리는 6000㎞. 그는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 감사를 전하고 크리스천의 참 모습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도보행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73세의 안용민(사진) 소망교회 원로장로이다. 도보행진을 위해 안 장로는 미국 땅을 처음 밟았다.
캘리포니아의 들판을 지나 애리조나 광야를 걸었다. 그리고 텍사스 대평원에 들어섰다. 안 장로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이 진정 넓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 파노라마였다”고 회상했다. 동부로 가는 길에는 널찍한 농장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는 “미국은 모두가 들판이고 사막이구나”라고 잠시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길을 벗어나니 산도 있고, 계곡도 만났고 구부러진 길도 많았다. 험산준령을 넘어 광야에 이르자 마치 맹수라도 뛰어나올 것 같았다.
안 장로는 여정 중에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을 접했다. 그는 “당시 교민사회는 큰 충격과 긴장감이 고조됐고 나에게도 신변을 조심하라고 당부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차분했고 오히려 노년에 펼치는 나의 이 같은 도전에 크게 감동했다고 격려해줬다”고 덧붙였다.
당시 안 장로는 도보행진 중 여러 차례 복통과 쏟아지는 혈변에 시달렸다. 뱃속에 번져 있는 암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귀국하고 2주일 후 9시간의 대수술을 마치고 10여 차례 항암치료도 받았다. 안 장로는 “하나님의 피 묻은 손이 나를 다시 만들어내셨다”고 고백했다.
‘철각의 실버용사’ 안 장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면서 제주에서 서울까지 국토종단을 시작해 1200㎞를 걸었다. 2년 뒤에는 베이징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중국 상하이에서 베이징, 선양, 단둥을 거쳐 인천, 임진각과 서울에 이르기까지 2600㎞를 도보로 행진했다.
대전 출생의 그는 1961년 KBS 개국멤버로 스포츠 PD, 아나운서 등을 거쳐 월남전 종군 방송인으로 참전했다. 69년 기독교방송(CBS)으로 옮겨 보도부국장, 편성부국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안 장로는 254일간의 기록들을 모아 ‘6천 킬로미터의 감사행진’(쿰란출판사)을 출간했다.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는 “안 장로님은 누구나 난색을 표하는 어려운 일을 자청하는 분”이라며 “보기에는 무모하고 외로우며 고독한 여정일지 모르지만, 그가 보여줬던 은혜와 감사의 걸음을 이제 우리도 깨어 함께 걸어갈 수 있길 소망한다”고 이 책을 추천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