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과 사회선교의 균형으로 성장 중인 강남교회
입력 2010-08-12 16:06
[미션라이프] 40년 된 교회가 5년여 전부터 급성장해 성도 수가 3배 이상 늘었다. 3년 전 교회를 신축할 때는 금전적인 어려움을 전혀 겪지 않았다. 담임목사가 새로 온 것도 아니다. 지역을 옮긴 것도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서민들이 주로 사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해 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흔치 않은 경우라고 생각되겠지만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교회 성장보다 역사 참여와 사회 선교를 우선시해 대형교회가 많지 않은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이고, 담임목사는 총회장까지 지낸 교단의 원로다.
바로 강남교회(전병금 목사) 이야기다. 현재 출석 성도가 3000~4000명 정도인 강남교회는 교단에서 손꼽히는 대형교회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강서구로부터 위탁받은 가양5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하고 지난 5월 개안수술 100명을 위한 전교인 걷기대회를 여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와 복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역자들은 그 비결을 ‘균형’이라고 말한다.
◇인격적 만남과 양육이 먼저=강남교회는 새신자 정착을 위한 ‘알파 코스’를 2008년부터, 제자훈련(DTS) 과정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알파코스가 10주, 양육반이 10주, 제자훈련 1~3기가 각 10주씩으로 총 50주가 걸리는 과정인데 지난 8일에는 전 과정을 마친 졸업생 56명이 처음 배출됐다.
교회의 나이는 중년인데 양육과정은 첫 발을 떼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전병금 목사는 “32년 전부터 꾸준히 양육 과정을 개발해 왔으나 우리 사정에 딱 맞는 것을 찾지 못하다가 3~4년 전부터 잘하는 다른 교회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기 시작한 뒤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 즈음 전 목사는 3박4일 진행된 알파코스 세미나 전 과정에 참여했고 부교역자들을 풍성한교회 지구촌교회 CCC 등 각 교회와 기관으로 보내 장점을 배우도록 했다.
제자훈련 담당자 권오왕 부목사는 “지금도 잘 하는 교회가 있다고 하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달려가 배우고 온다”면서 “양육 교재도 계속 발전시켜가고 있는 중이라서 2년 정도 후면 우리 교회만의 과정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장의 장자교회 되겠다=교회가 나름의 양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은 일견 당연한 일이지만 기장 교단 교회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인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역사 참여와 사회 운동에 중심을 두다보니 양육에 소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남교회가 다른 것은 전 목사의 개인적인 목회 철학 때문이다. “하나님에 대한 인격적 체험이 먼저이고 세상에 나가 하나님을 증거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라는 철학이다.
전 목사는 이 철학 때문에 목회 초기에 교회에서 쫓겨날 뻔한 위기도 맞았었다. 32년 전 성도가 100명 미만이던 강남교회는 전통적인 기독교인과 자유스러운 기독교인으로 두 파가 있었다. 전 목사는 술과 담배를 금하며 전통적 신앙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노회까지 해임청원서가 올라갈 정도로 위기가 커졌지만 결국 강남교회는 전통 신앙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러나 강남교회가 기장 내의 ‘보수파’로 통하는 것도 아니다. 고 이중표 한신교회 목사 등 기장 내에도 성령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성풍회’가 있었지만 전 목사는 이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강남교회가 기장의 장자 교회가 되자”는 비전을 제시하며 교인들에게 사회 선교의 중요성도 꾸준히 강조해오고 있다.
다만 사회 선교는 ‘봉사’의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교회의 방향이다. 1년에 두세 번 진행하는 특별새벽기도 기간에 모은 금식헌금과 쌀로 지역 어려운 이들을 돕고, 크리스마스 헌금은 구청을 통해 수술비가 급한 사람들에게 지원한다. 지난 6월의 개안수술 100인을 위한 걷기대회 때는 당초 모금 목표액이 3000만원이었는데 그 두 배가 넘는 6500만원이 모금됐다. 교역자들은 “성도 개개인이 하나님과 인격적 만남을 체험하고 신앙이 성장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결과”라면서 “양육과 사회선교의 균형을 맞춰가다보면 지역 사회의 신뢰와 성장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