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대성회]8월15일 국내외에 100만명의 한인 크리스천들이 기도한다.
입력 2010-08-12 16:41
[미션라이프] “예수 그리스도의 희망의 빛으로 세상을 비춥시다!”
한국 교회가 역량을 총 결집해 오는 15일 서울시청 앞 광장을 비롯해 국내외에 100만명의 기독교인을 하나로 묶을 ‘한국교회 8·15 대성회’. 이번 기회에 한국 교회의 저력을 사회에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기도의 능력이 다시 폭발하리라, 일치와 연합의 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 등 대성회에 걸린 기대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 모두를 포괄하면서도 대성회는 하나의 큰 목표를 향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희망-일어나 함께 생명·희망·평화를 노래하자’는 주제에 담겨 있듯이 예수의 빛으로 세상을 비추는 것이다. 여기서 ‘세상’의 뜻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한국 교회가 성장에 집중하는 사이 골이 파여 버린 이 사회의 모든 분야, 모든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친근하고 따뜻한, 밝은 이미지의 기독교로 다가가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성숙한 기독교로=장로회신학대학교 임희국 교수는 대성회 준비를 위한 묵상집에서 주제를 해설하면서 ‘세상을 환히 비추는 예수’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의 희망인 이유는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기”(요 1:3) 때문이며 그러므로 세상이 주는 그릇된 희망에 현혹되지 말고 항상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생명의 희망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죄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어두운 곳을 환히 비추는 예수, 세상을 따뜻하게 덥히는 그 사랑이 세상의 희망이라는 것이다.
최근 완성된 ‘한국교회 8·15 대성회 선언문’을 보면 대성회의 목표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선언문은 한국 교회가 민족의 고난과 기쁨의 역사에 동참해 온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빛과 소금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한국교회는 여러 번 분열하였고 예언자적 사명을 소홀히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기주의와 물량주의에 치우쳐 신자의 윤리적 책임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깊이 뉘우치며 회개합니다”라는 자복이 선언문의 중심에 자리한다.
그리고 선언문은 “한국교회는 생명의 주인이신 그리스도를 선포하여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하며 그 실천을 위한 결의를 전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진실한 신앙인이 되겠다” “교파주의를 극복하겠다” “다음 세대 성장에 노력을 기울이겠다” “저출산 낙태 자살 폭력 성폭행 등의 지양에 솔선하겠다” “노숙인 장애인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탈북자 극빈층 다문화가정 등 약자와 함께 하겠다” “인도적 대북지원을 계속하고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 등이다.
그간 한국 교회가 받아 온 비판을 적극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과하고, 때로는 부당하다고 외면해 왔던 이 비판에 직면하고, 넘어서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성숙한 교회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섬을 나와 광장으로, 세계로=1974년 열린 세계민족복음화대회, 즉 ‘엑스플로 74’는 여러 모로 이번 성회와 비교된다. 그 차이점과 공통점을 보면 대성회의 의의를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엑스플로 74 대회의 키워드는 ‘민족복음화’였다. 이 때를 기점으로 이 말이 한국 교계 전반에 자리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 대회가 의도한 것은 ‘전도폭발’이었다.
이번 대성회 역시 정체기에 접어든 전도와 교회 성장의 탈출구를 찾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74년에는 전국의 수십만 교인과 전 세계 84개국 3400여명의 외국인들을 모두 한 장소, 그 중에서도 ‘섬’인 여의도로 불러 모았다. 여기에는 기독교인을 세상과 분명하게 구별짓고, 세상은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성령과 은혜의 체험, 그리고 철저한 훈련을 통해 ‘민족 복음화 전도요원’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반면 이번 대성회의 장소는 광장이다. 시청 앞을 중심으로 한 참가자들의 기도가 서울 전역으로 뻗어나가고, 전광판 중계를 통해 지나는 시민 모두에게 전달되기를 주최 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방과 해외 성도를 불러 모으지 않고 각 지역에서 성회를 열게 한 것은 각각 그 주변으로 뻗어나가라는 뜻이다. 즉 한국 교회가 그간 받은 은혜의 빛을 교회 안에서만 누리지 않고 사회로 ‘반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엑스플로 74를 주최했던 고 김준곤 목사는 생전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10년 후에 알 수 있다”고 했다. 한국교회 8·15 대성회가 10년 후, 20년 후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국과 세계 기독교사에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위해 힘을 보탤 기회는 기독교인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