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패스 축구’ 짧고 빠르고 정교했다… 나이지리아 2대1 제압
입력 2010-08-12 00:53
첫 출항한 조광래호가 영건들의 활약에 힘입어 산뜻한 출발을 했다.
조광래 감독의 한국축구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전반에 터진 신예 윤빛가람(경남)과 최효진(서울)의 연속골에 힘입어 나이지리아를 2대 1로 꺾었다. 이로써 지난 6월 23일 남아공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대 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양팀의 승부가 50일 만에 가려졌다.
조광래 감독은 첫 시험무대에서 공격수 조영철(니가타), 미드필더 윤빛가람, 수비수 김영권(도쿄) 등 자신이 발탁한 선수들을 선발 출전시키며 기량을 점검했다. 아직은 낯선 ‘3-4-2-1 전술’로 나이지리아를 상대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짧고 정교한 패스로 중원을 장악하면서 공격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박주영의 뒤를 받친 박지성(맨유)과 조영철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미드필더와 유기적인 패스를 주고받으며 ‘조광래식 패스 축구’를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조광래 감독의 애제자 윤빛가람은 A매치 데뷔전에서 선제골을 쏘아 올리며 K리그 경남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자신을 선택해준 조 감독에 보답했다.
윤빛가람의 A매치 데뷔골이 터진 것은 전반 16분. 나이지리아 진영 오른쪽에서 올라온 스로인을 가슴으로 컨트롤한 후 골키퍼를 앞에 두고 강한 오른발 슛을 때려 골로 연결시켰다. 사각이었지만 윤빛가람이 침착하게 슈팅을 날린 덕분에 골키퍼 아이예누그바의 왼손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을 허용한 나이지리아는 곧바로 반격에 나서 전반 26분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한국 진영 왼쪽에서 칼루 우체가 프리킥을 얻어낸 후 골문으로 띄운 것을 뒤에서 달려 들어오던 오뎀윙기가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최효진의 골로 다시 달아났다. 전반 44분 최효진은 박지성이 골대 정면에서 상대 수비를 허무는 스루패스를 받아 자신의 A매치 첫 골을 신고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승렬(서울), 김보경(오이타), 백지훈(수원), 조용형(알 라이안), 홍정호(제주) 등 다양한 선수를 투입해 공격을 주도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또 이날 처음 선보인 스리(3)백 수비는 1실점밖에 하지 않았지만 상대의 2대 1 패스 등에 자주 뚫리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좀더 세밀하게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A매치에 마지막으로 출전해 전반 29분 교체된 골키퍼 이운재는 전반에 허용한 골까지 합칠 경우 132경기, 114실점을 자신의 A매치 기록으로 남기게 됐다.
조 감독은 경기 후 “학연, 지연,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는데 양심을 속이지 않고 윤빛가람을 뽑았던 것이 적중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