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신용 9∼10등급엔 ‘그림의 떡’

입력 2010-08-11 18:30

서민 전용 대출상품인 햇살론의 최대 수혜층은 신용등급 7등급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저 신용층인 9∼10등급자의 비중은 4%에 불과했고 무등급자는 없다시피 했다. 7등급은 최근 5년 동안 신용카드 연체기록이 90일 이상이거나 캐피털, 대부업체 등의 신용정보 조회기록이 연간 3회 이상인 경우 등 불량정보가 많은 사람이다. 9∼10등급은 장기 연체기록이 있는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 또는 개인파산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까지 승인된 햇살론 대출이 1만3469건으로 1107억원에 이르렀다고 11일 밝혔다. 대출자를 신용등급별로 나누면 7등급이 3991명(29.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등급 3590명(26.6%), 8등급 1866명(13.8%) 등이었다. 1∼5등급은 3476명으로 25.8%를 차지했다.

최저 신용층인 9∼10등급의 경우 비중이 4.0%에 불과했다. 대출금액은 24억원에 그쳤다. 신용등급이 없는 무등급자는 6명(0.1%)이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무등급자는 신용거래를 시작한 지 6개월 미만이거나 신용정보가 없는 사람, 미성년자 등이다. 금융위가 햇살론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꼽은 1689만2000명 가운데 무등급자 비중이 9.9%(167만9000명)임을 감안하면 대출 실적이 턱없이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1∼5등급과 9∼10등급, 무등급은 과소 대출되고 6∼8등급은 많은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과소 대출되는 원인 등을 분석하면서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신용등급 4∼5등급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리를 얼마로 정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다. 햇살론 금리가 연 11∼13%인 점을 감안하면 더 낮은 금리를 받아야 하는데 보증이 없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낮은 금리로 대출했다가 손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