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민간인 사망자 21% 늘었다… 2010년 상반기 중 1271명 72%가 자폭테러 등 반군 소행
입력 2010-08-11 18:33
미국을 비롯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연합군이 참가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올 상반기 민간인 사망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증가했다. 민간인 희생자의 가파른 증가는 탈레반 등 반군의 소행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유엔아프간지원임무가 이날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에 아프간 민간인 1271명이 목숨을 잃었고, 1997명이 부상했다. 유엔은 사망원인의 72%가 반군의 소행에 의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8%보다 비중이 크게 늘었다. 반군에 의한 자살폭탄 테러나 사제폭발물에 희생된 사람이 557명으로 가장 많았다.
어린이도 176명이 죽고, 389명이 다쳤다. 어린이 사상자는 전년 동기 대비 55%나 증가했다. 폭발물이 아이들이 뛰어노는 시장이나 공원 등에도 무차별 설치되고 있어서다.
유엔 관리 스타판 데 미스투라는 이날 카불에서 가진 회견에서 “이 같은 결과는 우리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라며 반군의 소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폭발물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쟁 참가 당사자들은 누구라도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사용하거나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전투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아프간에서는 현지인들이 반군의 보복 공격이 두려워 나토군이나 정부군에 협력하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반군들이 활개를 치면서 민간인들이 여행은 물론 기업 활동 및 사회 활동, 선거 캠페인조차 위험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프간 정부군이나 연합군에 의한 민간인 사상자 수는 같은 기간 30% 줄었다. 한때 민간인 사망의 최대 원인이었던 나토군 공습에 의한 사망자 수도 64% 줄었다. 이는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 공습을 줄이도록 한 스탠리 매크리스털 당시 나토군 사령관의 명령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은 분석했다. 미군은 2009년부터 민간인 희생자 줄이기에 전략의 최우선을 뒀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