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도 사랑을 줄 수 있다”… 15년간 7만여㎖ ‘中 헌혈대왕’
입력 2010-08-11 18:31
중국에서 한 60대 후반 노인이 15년간 국내외에서 무려 7만㎖를 헌혈해 화제다.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 사는 가오융화(高永華·67)씨는 중국 각 지역과 해외에서 모두 112차례 헌혈했다고 충칭만보(重慶晩報)가 11일 보도했다. ‘중국 헌혈대왕’으로 불리는 가오씨는 51세 때부터 15년간 자전거로 전국 2000여개 시와 현을 찾아다니며 헌혈했다. 그가 헌혈을 위해 다닌 거리는 10만㎞가 넘으며, 자전거 8대와 신발 50여 켤레가 사용됐다. 헌혈량은 7만3080㎖. 보통 사람 몸 전체의 피를 15번 바꾸는 것과 같은 양이다.
최근 고령으로 더 이상 헌혈하면 안 된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헌혈릴레이를 멈춘 가오씨는 현재 76개의 헌혈증을 갖고 있다. 3차례 ‘중국무상헌혈봉헌상’과 ‘중화자선상’을 받았고 푸젠의 10대 인물로도 뽑혔다.
가오씨는 “더 이상 헌혈을 하지 못하게 됐지만 사람에 대한 사랑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헌혈에 동참할 수 있도록 헌혈 현장을 찾아다니며 헌혈 홍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처음 헌혈을 시작하게 된 건 1995년 자신이 거주하던 푸저우시 둥탕(東湯)촌이 정부의 도시화 계획에 따라 도시로 변모하면서부터다. 농민이던 자신이 도시인이 된 뒤 매일 차만 마시고 카드놀이만 하게 되자 스스로 뭔가 유익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날 그는 “가난한 사람도 사랑을 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헌혈을 결심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