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젤 “장한나, 지휘자 재능 훌륭”… 8월 14∼24일 성남관현악 페스티벌서 지휘봉

입력 2010-08-11 09:24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80)이 장한나(28)의 지휘자로서의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마젤과 장한나는 1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앱솔루트 클래식2 & 성남국제청소년관현악 페스티벌’ 기자회견에 참석해 덕담을 주고받았다.

마젤은 “3년 전쯤 장한나가 자신이 지휘하는 베토벤교향곡 3번 비디오를 보여줬는데 그때 지휘자로서 재능을 충분히 볼 수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국내에서 공연이 예정됐던 오페라 ‘투란도트’가 취소됐음에도 한국을 찾아 제자의 지휘를 꼼꼼하게 지도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5일 함께 입국했다. 마젤은 “다른 제안이라면 거절했겠지만 장한나의 지휘이기 때문에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장한나는 “선생님이 오랜 지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아주 섬세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지적해주셔서 아주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장한나는 “마젤 선생님은 아이폰, 아이패드로 문자나 이메일을 저보다 더 활발하게 쓰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마젤은 “직접 운영하는 페스티벌에는 전 세계 20개 나라에서 온 젊은 음악인이 있다. 악기, 성악, 무대 만드는 사람들과 모두 교감한다. 한국에서는 장한나 말고는 잘 모르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국 음악인 중에서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뮤지션을 찾아볼 것이다”고 답했다.

마젤은 페스티벌 기간 동안 직접 무대에 올라 지휘도 할 예정이다. 그는 14일 경기도 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국립경찰교향악단 연주회에 지휘자로 나선다. 장한나가 지휘봉을 잡는 20일 앱솔루트 클래식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도 베버의 오베론 서곡 한 곡을 지휘한다.

평소 “나눔의 통로가 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혀온 장한나는 “클래식 음악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게 가능하냐고 하는데 하루아침에 바꾸지는 못한다. 하지만 씨앗이 뿌려지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듯 차츰차츰 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고 강조했다. 앱솔루트 클래식과 성남국제청소년관현악 페스티벌은 14일부터 28일까지 성남아트센터와 분당 중앙공원에서 열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