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명 희망 평화 노래하는 8·15 대성회

입력 2010-08-11 17:49

한국 교회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기독교계가 연합해서 준비하고 있는 ‘한국 교회 8·15 대성회’(대성회)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성회는 15일 서울광장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와 해외의 70여개 도시에서 동시에 열리지만 선교 학술 통일 문화 복지 교육 등 관련 영역별 행사는 이미 지난 10일부터 개최되고 있다.



대성회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희망’이다. 한국 교회가 존립할 수 있는 근거는 권력도 금력도 명예도 아닌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에 있음을 새롭게 다시 고백하겠다는 의지가 배어난다. 기독교계만의 잔치가 아니라 교회가 앞장서서 이 땅의 모두에게 “일어나 함께 생명·희망·평화를 노래하자”고 외치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 한국전쟁 발발 60년, 4·19의거 5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서울 개최 등 우리 근현대사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해다. 한국 기독교계가 국가와 민족의 중요한 전기(轉機)를 맞아 국민과 더불어 기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엮어내자는 취지에서 대성회를 계획했다는 점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

한국 개신교계의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공동으로 주관한 대성회는 국내외 참가자 100만명을 예상할 정도로 그 규모가 엄청나다. 큰 규모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진보와 보수, 교단과 교파를 뛰어넘어 교회의 선한 영향력을 한국 사회에 드러내는 일은 매우 뜻깊은 역사(役事)다.

지금 우리 사회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분단된 조국, 일촉즉발의 남북한 대결 구도가 우리를 짓누르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때문에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도처에 갈등구조가 만연해 딱히 마음 둘 곳이 없는 세상이다. 국민은 그렇듯 숨죽여 아파하고 있다.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가 이스라엘 백성을 품어주었듯 한국 교회가 대성회를 통해 진정 이 땅의 한줄기 빛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굴곡진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서 그 안에서 경험했던 하나님의 축복을 감사하고 거듭남으로써 대성회가 이 땅에 다시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