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무장세력, 월드비전 지부 점거… 구호단체 3곳 철수 요구

입력 2010-08-11 17:52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던 국제지원단(IAM) 소속 요원 10명을 살해한 지 사흘 만에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 샤바브가 9일 기독교 국제 구호단체들의 철수를 요구했다.



AP에 따르면 알 샤바브는 소말리아 남부 지방에서 활동해 온 기독교 국제 구호단체인 월드비전과 디아코니아, ADRA에게 소말리아를 떠날 것을 명령했다. 그 가운데 월드비전은 무장요원들이 점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 샤바브는 이 같은 조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3개 구호단체들은 인도적인 구호를 위장해 선교사로 활동하면서 소말리아 무슬림들의 순수한 믿음을 오염시키기 위해 부패한 이념을 전파해 왔다”며 “철수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월드비전 소말리아 지부 아만다 코크 대변인은 “월드비전은 기독교 정신으로 이웃을 돕고 있지만 구호 활동에서는 철저히 선교 활동을 배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알 샤바브는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이슬람 강경주의 무장단체다. ‘반기독교·반미·반서구’를 표방하면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납치와 살해, 외국 소속 단체에 대한 테러를 일삼아왔다. 소말리아는 이슬람 국가로 인구의 99.95%가 무슬림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