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불평·불만않고 감사하며 살래요”… 경남 사천 창대지역아동센터 학생들 서울 문화체험
입력 2010-08-11 17:54
태풍 뎬무가 기승을 부리던 11일 오전 7시. 경남 사천시 창대지역아동센터 소속 초·중·고교 학생 30명과 교사 8명을 태운 45인승 버스가 서울로 향했다. 거센 바람과 굵은 빗방울도 들뜬 마음을 막지는 못했다.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요∼” “예수님만 섬기며 순종하는 어린이 될래요∼” 등 버스 안에서 학생들은 흥겨운 마음에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이번 서울 방문은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안양감리교회(임용택 목사) 초청으로 성사됐다. 교회는 창립 71주년을 맞아 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이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2박3일 숙식 일체를 지원했다. 이 일이 성사된 것은 지난 6월 안양감리교회 성도 28명이 창대지역아동센터를 개설한 창대교회(김동현 목사)를 방문하면서부터. 임용택 목사는 직접 마을 부흥회 강사로 나섰고 성도들은 전도대원이 되어 창대교회를 도왔다. 교회는 바자회를 개최하고 모은 수익금까지 선교비로 전달했으며, 소외계층 자녀를 돕기로 결심했다.
“와! 63빌딩이다.” “국회의사당이랑 63빌딩을 합치면 엄청 높겠다.” 학생들은 한강을 지나 고양시 탄현동 홀트일산복지타운을 방문해 장애우 앞에서 춤과 노래, 오카리나 연주로 숨은 재능을 선보였다. 장애우들에게 강아지와 칼 모양 풍선을 만들어준 이정성(18)군은 “몸이 건강하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기풍(14)군도 “세상에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집에 내려가면 불평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은 통일전망대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서울 N타워에서 야경을 둘러봤다.
24개 가정은 이번 학생들의 방문을 위해 아예 자신의 집을 개방했다. 문수용(52·여)씨는 “아이들과 함께할 생각을 하니 너무 기대되더라”면서 “이런 마음에서 아동을 입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혜숙(66·여)씨도 “한 달 전부터 기도를 해왔는데 아이들을 위해 베개커버까지 다림질해 놨다”며 웃었다.
교회의 초청을 받은 학생 대부분은 편부모, 다문화가정 등 결손가정이지만 가족 중 혼자 교회에 출석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는 2박3일간 국회의사당, 연세대, 국립중앙박물관 등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행사를 위해 헌금한 주준하(48·여)씨는 “대형교회가 1년에 한 차례씩 이런 일을 해도 사랑의 기운이 전국에 흘러넘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목사는 “세상이 점차 메말라 가지만 그리스도를 섬기는 성도들에게 풍성한 사랑이 있으며, 소외된 아이들에게 긍정적 생각을 심겨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얼음냉수, 생명을 살리는 건강한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양·파주=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